'러시아 월드컵 D-1' 증시에서 사라진 월드컵 수혜株

by이광수 기자
2018.06.13 16:00:00

북미정상회담·FOMC 등 빅이벤트 시기와 겹쳐 시장 관심↓
F조 한국 국가대표 성적 기대감 낮아
증권가, ''이노션''만 월드컵 수혜주로 거론

(자료=마켓포인트) (기준=2018.6.13)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국내 증시에서 월드컵이 보이지 않는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몇시간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증시에서는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 과거 디스플레이와 음식료, 광고주(株)등이 월드컵 기간 단기적인 상승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12일 열린 북미정상회담과 향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증시 이벤트가 산적해 있어 월드컵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TV 수요 증가로 주가가 급등했던 LG디스플레이(034220)는 올 들어 25%하락했다. 월드컵이 속해있는 이달 들어서도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브라질 월드컵 당시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이 최고의 수혜주로 꼽았던 종목이다. 실제로 브라질 월드컵 당시인 2014년, 개막 날(6월 13일)을 앞둔 7거래일동안 주가가 9.64% 상승한 바 있다. 월드컵 특수로 TV수요가 증가해 큰 폭의 실적 개선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대형 TV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월드컵 수혜까지 더해진 반면 지금은 대형 TV가 보편화 돼 있는데다 인터넷이나 휴대폰 등으로 월드컵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아 수혜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음식료주인 하이트진로(000080) 역시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초대비 15.16% 주가가 하락했다. 이달 들어 2.47% 반등하긴 했지만 월드컵 수혜 분위기는 느낄 수없다. 지금까지는 고객들이 경기를 보면서 주류 등 음료를 소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단기적으로 상승했으나, 이번 월드컵에는 기대감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본부장은 “월드컵 수혜주라는 게 본래 단기 트레이딩(매매)이 많은데, 이번엔 우리와 같은 조에 속한 국가가 모두 강팀이라 초반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월드컵 F조에는 한국과 독일, 멕시코, 스웨덴이 속해있다. 피파랭킹을 보면 전 대회 우승자인 독일(1위)이 가장 앞서고 멕시코(15위), 스웨덴(24위)을 이어 한국(57위)이 뒤를 잇고 있다.

증권가에서 이번 월드컵의 수혜주로 거론하는 종목은 이노션(214320) 정도다. 과거 월드컵 시즌에도 이노션 주요 광고주의 광고비는 전년 동기 대비 10%정도 증가해왔다는 게 대신증권의 분석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월드컵 본선 48경기 중 29경기는 밤 9시부터 자정 사이에 방송되기 때문에 한국 경기 외에도 광고주들은 충분히 광고를 집행할 유인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노션의 주가는 올 들어 8.69%가량 내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