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기후변화 체제 개막..한화·두산 신재생에너지 금맥 캔다

by성문재 기자
2016.11.14 09:49:47

신재생에너지 설치량·투자 규모, 사상 최고치 경신
태양광, 2020년 이후 풍력 추월..한화, 신흥국 공략
두산重, 해외 풍력시장 진출 박차..ESS도 동반 투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파리협정이 공식 발효되면서 태양광과 풍력 발전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그룹과 두산그룹 등이 주목받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적극적인 사업 확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국가별 전력수급계획 등이 확정되면 본격적인 사업 수주가 기대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교토의정서 후속 신기후체제로 지난해 12월 채택된 파리협정이 지난 4일 공식 발효됐다. 세계 각국이 파리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저탄소 연료와 기술 개발에 보다 집중하면 글로벌 에너지원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큰폭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올해 세계 신재생에너지 설치량이 전년대비 14% 성장한 152GW(기가와트)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한해 관련 투자 전망치 역시 7% 증가한 3453억달러(약 395조원)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4년 하반기 유가 급락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 상황에서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순항 중”이라며 “파리협정 발효 이후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개발도상국으로까지 확산될 것이라는 점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세계 신재생에너지산업 투자 추이(단위: 억달러, 자료: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
*2016년은 한국수출입은행 전망치
특히 태양광은 2010년 이후 신재생에너지 산업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발전단가가 낮은 풍력발전이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많은 설치량을 차지하고 있지만 오는 2020년 이후에는 태양광이 풍력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세계 태양광 누적설치량은 245GW 정도지만 2040년에는 3700GW에 달할 전망이다. 풍부한 자원과 설치의 용이성, 기술 발전에 따른 경제성 향상 등이 태양광 발전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그룹 내 태양광 사업 양대 축인 한화큐셀과 한화솔라원을 통합해 셀 생산 기준 세계 1위 업체 ‘한화큐셀’을 출범시킨 한화그룹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 상황이다.

한화큐셀은 지난 9일 인도 마힌드라(Mahindra)그룹의 신재생에너지 계열사인 MSPL과 141MW규모의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에 성공했다. 인도 아다니그룹과는 작년 70MW 모듈 공급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올해에도 50MW 추가 공급을 따냈다. 인도 신재생에너지 회사인 리뉴파워와는 공동으로 현지 합작법인을 세우고 태양광발전소 2기를 건설했다. 터키에서도 현지 최대 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직접 건설하며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흑자전환한 한화큐셀은 올해 상반기 매출 11억5300만달러, 영업이익 1억4120만달러(영업이익률 12.2%)를 기록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달성했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태양광 모듈 효율을 세계 최고 수준인 19.5%까지 끌어올리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며 “자체 기술인 ‘퀀텀 테크놀로지’ 는 물론 일본 교세라와의 글로벌 협력 등을 통해 기술 혁신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태양광시장 전망 및 국가별 비중(자료: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
남성우(오른쪽) 한화큐셀 사장과 허엽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지난 4월28일 해외 태양광 사업 추진을 위한 포괄적 협력관계 구축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한화큐셀 제공.
풍력발전도 태양광 못지 않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424.6GW를 기록한 풍력 누적설치량은 2040년 2033GW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이 세계 풍력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 두산중공업(034020)은 올들어 해외 풍력발전 시장 진출의 확실한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3월 국내 유일의 해외 풍력사업 개발자인 한국전력과 ‘해외 풍력발전 사업에 대한 공동 개발, 건설과 운영 등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미 국내 풍력발전 시장에서 207MW(3MW급 69기)의 계약을 수주해 국내 최대 실적을 갖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국내에서 해상풍력 운전 실적과 프로젝트 계약 실적을 확보한 기업은 두산중공업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풍력발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 분야에 대한 투자와 수주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7월 ESS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 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1Energy Systems)’를 인수한 뒤 석달만에 현지 ESS 공급 계약을 따냈다.

신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기후변화 대응책은 국가 차원에서 전력수급계획 등을 수립하면서 윤곽이 잡힐 것”이라며 “미국 같은 경우 대통령 선거 이후 정책 수립이 이뤄질 예정이고 우리나라는 이달 중으로 에너지관리공단에서 1차적인 기후변화 대응안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