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열흘에 달렸다…연금개혁 성공 중대 분수령

by김정남 기자
2015.05.17 14:57:45

김무성·문재인, 5·18 기념식 함께 참석…돌파구 주목
조원진·강기정 등 실무 차원 여야 협상 이번주 재개
이달 넘기면 연금개혁 실패할듯…정치권 ''총선모드''

공무원들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출입구를 드나들고 있다.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이 중대 분수령을 맞았다. 5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인 오는 28일까지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그 추진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당장 다음달부터 ‘총선의 계절’로 접어들 게 유력하다.

여야는 이번주 당 대표를 비롯해 다양한 실무채널의 물밑 접촉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막판 극적 타결 가능성도 없진 않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리는 민주화운동 전야제와 오는 18일 5·18 기념식에 나란히 참석한다.

김·문 대표가 공식석상에 함께 자리하는 것은 지난 2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서명 이후 보름 만이다. 게다가 두 대표는 좌석배치 관례상 나란히 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두 대표 사이에 공무원연금법 개정안 처리에 대한 얘기가 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내 갈등을 해소한 김 대표가 먼저 협상을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김 대표 외에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과 최경환 국무총리 대행 등 여권 고위 수뇌부는 지난 15일 긴급 회동을 갖고, 여야가 합의한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존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 등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은 일단 봉합된 것이다. 여권 내에서는 이 공감대만으로도 개혁 작업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시각이 있을 정도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문제는 문 대표가 김 대표의 협상 제안을 받을지 여부다. 문 대표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현재 교착상태는 해소되기 어렵다.



여야간 실무 차원의 협상채널도 이번주 가동된다.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위 여야 간사였던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과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오는 20일 만나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두 대표간 큰 틀의 공감대가 실무 협상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다.

다만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두고 여야간 간극이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전지명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정치연합에서 주장하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명기는 국민의 뜻에 반할 뿐 아니라 공무원연금 개혁의 전제조건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박수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당·정·청은 여야 합의를 존중한다고 해놓고 국민연금은 대타협기구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합의는 파기하겠다는 얘기”라고 질타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이번달을 넘기면 사실상 물건너가게 된다. 여야가 당장 내년 4월로 예정된 총선을 준비하는데 집중할 것이기 때문이다. 큰 선거를 앞두고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처럼 민감한 법안을 다루기는 쉽지 않다. 이르테면 당장 공무원단체들이 표(票)로 압박을 해올 수 있어서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끝내 ‘없던 일’이 된다면 여권에 타격이 클 전망이다. 박근혜정부는 이미 이번 개혁에 정권의 명운을 건 상태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박근혜정부가 내세운 각종 개혁들 가운데 핵심으로 꼽힌다. 공무원연금 개혁이 성공해야 나머지 작업도 탄력을 받을 수 있지만, 그 반대의 상황이라면 조기 레임덕의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정치권 전체에 역풍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공무원연금 개혁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7%였다. 반대(25%)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민적 여론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정가 한 관계자는 “실패한다면 ‘그렇게 소란을 피우더니 결국 아무 성과도 없느냐’는 국민적인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