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형욱 기자
2015.02.17 09:52:43
2차 본입찰서 1조원 웃도는 최고가 써내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롯데그룹이 렌터카업계 국내 1위 kt렌탈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전일(16일) 마감한 2차 본입찰에서 1조원을 웃도는 최고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2차 본입찰에는 SK네트웍스(001740)의 불참으로 △한국타이어(161390)-오릭스PE 컨소시엄 △롯데그룹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3개 후보가 참여했다.
롯데쇼핑과 롯데호텔 컨소시엄으로 참가한 롯데그룹은 kt렌탈 본입찰 때만 해도 주요 후보군에서 제외됐다. 렌터카 사업과의 업무 연관성이 떨어지고 롯데 역시 높은 가격을 써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롯데는 그러나 2차 본입찰 때 1조500억원 전후 가격을 제시하며 1조원에 못 미친 2개 경쟁사를 앞서며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떠올랐다.
롯데그룹의 kt렌탈 깜짝 인수는 공격적인 국내 투자 방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그룹은 지난 15일 올 한해 전년보다 32% 늘어난 7조5000억원을 국내외 채용과 미래 성장사업 기반 확대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12년에는 하이마트를 인수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쇼핑과 카드, 여행 등 기존 사업을 통해 kt렌탈의 주력인 렌터카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KT가 이번에 매각하는 kt렌탈 지분은 자사 보유 58%와 교보생명 등 FI 6개사가 보유한 42%를 합한 100% 전량이다. KT는 물론 FI도 이번에 적잖은 매각차익을 남기게 됐다.
kt렌탈 매각 가격은 지난달 29일 1차 본입찰 때 8000억원대 중후반이 선두권이었으나 프로그래시브 딜(경매호가 매각방식)을 거치며 9000억원을 넘어섰고 결국 2차 본입찰 땐 1조원을 넘었다. M&A 이전의 kt렌탈 예상 매각액은 6000억~7000억원 선이었다.
롯데그룹이 매각 가격 급등에 따른 ‘승자의 저주’나 빠른 투자금 회수를 위한 kt렌탈의 구조조정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지 주목된다. kt렌탈 임직원은 의외의 결과에 놀라면서도 노조 등이 반대해 온 재무적투자자(FI)가 선정되지 않은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매각 주간사 크레디트스위스(CS)는 곧 우선협상대상자 확정 발표하고 3~4개월 내 실사를 거쳐 주식매매계약을 맺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