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빅딜]②판 바뀐 웅진코웨이 인수戰..흥행 파란불?

by김재은 기자
2012.07.03 12:09:54

MBK, 코웨이에 주력.. 롯데, 소극적 베팅 가능성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를 포기하면서 현재 진행중인 웅진코웨이(021240) 매각구도의 판이 바뀌게 됐다. 양사가 모두 조단위 매물인 점, 웅진코웨이의 실적이 양호한 점 등을 감안하면 MBK는 이제 웅진코웨이 인수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코웨이 매각자 측은 현재 본입찰 결과를 토대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이번주중에,늦어도 10일 이전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가운데 MBK파트너스가 하이마트(071840) 딜을 포기하면서, 웅진코웨이의 유력 인수후보자로 부상하고 있다. 당초 하이마트는 롯데쇼핑(023530)이, 웅진코웨이는 MBK파트너스가 가져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MBK측은 “예상보다 하이마트의 2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실적침체가 일시적이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하이마트 포기 이유를 밝혔다.

자료:FN가이드 (단위:억원, %), *2012년 2분기와 연간 실적은 추정치.
실제로 FN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하이마트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컨센서스는 623억원, 3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5%, 10% 각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실적 쇼크를 기록했던 1분기에 비해서는 호전된 수치이나 올해 영업익 추정치도 전년대비 11% 감소한 2300억원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웅진코웨이는 2분기 영업익과 순이익이 각각 670억원, 474억원 수준으로 전년동기대비 8%, 13%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영업익 추정치 역시 전년대비 14% 늘어난 2770억원수준이다.



올해 하이마트의 영업익이 두 자리수 감소세를 보일 전망인 반면, 웅진코웨이는 두 자리수 증가세의 대조적인 모습이다. 매출액도 하이마트는 정체된 반면 웅진코웨이는 11%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선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웅진코웨이가 2분기에 대규모 만기도래 계정이 발생해 일시적으로 다소 부진할 것”이라며 “전사업부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호조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의 의중도 MBK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FI)에게 매각할 경우 우선매수권 조항 등을 달 수 있어 여건이 나아질 경우 웅진그룹이 되사올 수 있기 때문.

IB업계 관계자는 “현재 웅진측에서 사모펀드를 좀 더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코웨이보다는 하이마트에 더 관심이 많았던 롯데가 가격적으로 높게 베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웅진그룹 관계자는 “모든 게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어 코멘트 할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웅진코웨이의 본입찰 당일 종가(3만5600원)를 기준으로 매각대상 지분 31.04%(2394만210주)의 시가는 8500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30%를 붙이면 1조1000억원이다. 막판까지 가격경쟁이 전개될 경우 50%의 웃돈을 붙인 1조3000억원 수준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웅진코웨이의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 전 이익) 4410억원을 기준으로 매각지분의 가치는 1조원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