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윤종성 기자
2011.09.14 14:09:48
삼성전자 "애플 제품 우리땅 밟지 않은 것 없다".. 강력 대응 방침
새 국면 맞게된 `삼성vs애플 특허전쟁`..삼성전자 "이번엔 다르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독일에서의 판매 금지 처분으로 잔뜩 독이 오른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대대적인 특허 공세에 나선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애플이 최대 고객사 중 하나라는 이유로 특허 공세에 다소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독일 판결을 기점으로 변했다. 자세를 바꾼 삼성전자는 특허 공세의 첫 타깃으로 `아이폰5`를 삼을 공산이 크다.
14일 삼성전자(005930) 관계자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휴대폰 기능이 들어 있는 모든 애플의 제품은 우리 땅(삼성전자 특허)을 밟지 않고는 제작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진행될 통신표준특허 싸움에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달 이후 진행될 애플과의 본안 소송에서 통신표준 특허를 무기로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겠다는 의미다. 앞으로 9개국에서 진행될 20여건의 본안소송을 염두에 둔 발언인 셈이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특허는 인터넷 접속 시에도 통화가 가능하도록 해주는 WCDMA 통신표준 특허, 데이터 전송 시 전력소모는 감소시키고 전송효율을 높이는 HSPA (고속패킷전송방식) 통신표준 특허 등이다.
애플을 상대로 한 특허 공세에서 삼성전자가 이처럼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건 처음이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의 싸움을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지금껏 진행된 `특허 싸움`이 애플 주도로 진행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
하지만 애플의 손을 들어준 독일 법원의 판결이 삼성전자를 바꿔놓았다. 이제 삼성전자는 공개적으로 `대대적인 공세` `적극 대응`을 내걸고 있다. 이에는 통신표준특허에 대한 자심감은 물론, 더 이상 밀리면 앞으로의 싸움이 버거워질 수 있다는 절박함도 배어 있다는 평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특허 공세의 1차 타깃으로 애플에서 곧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 5`를 지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삼성전자의 야심작이었던 `갤럭시탭10.1`의 독일 판매를 걸고 넘어졌듯이, 삼성전자도 애플의 주력인 `아이폰5`의 발목을 잡아 크게 흠집내기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가 통신관련특허를 무기로 아이폰의 신제품 출시를 막는다면, 그 파장은 상당할 전망이다. 애플은 아이폰5의 출시 시기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 없지만, 다음달 7일을 전후해 출시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본격 공세로 애플과의 `특허 전쟁`이 새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도 커졌다. 회사 관계자는 "애플과의 특허 전쟁은 이제 막 시작일 뿐이다"라며 "앞으로의 진행 양상은 지금까지와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애플의 디자인을 베꼈다`고 결론 내린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를 준비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항소 예정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금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항소심에서 결과가 뒤집히지 않는 한, 독일에서 갤럽시탭 10.1을 판매하지 못한다. 갤럭시탭10.1의 판매금지 결정은 네덜란드 법원에 이어 두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