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형수 기자
2011.08.19 13:58:1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통신장비 개발업체 A사는 올해 초 연간 목표를 공시했다. 매출액 601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상반기 성적표를 보면 연간 목표 달성이 가능할지 미지수다. 상반기 매출은 불과 90억원. 더우나 영업이익은 커녕 영업손실 24억원을 냈다. 이 회사는 하반기에 5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려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일단 회사 측은 하반기에 수주가 몰려 있기 때문에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과거 반기별 매출 추이를 보면 상반기와 하반기 매출 규모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상반기에 매출이 더 컸던 지난해도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258억원, 17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대표적인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는 B사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과거 5년 동안 가파른 외형 성장을 지속했기 때문에 올해 매출 목표도 지난해 매출액 193억원보다 30%가량 증가한 255억원으로 설정했다.
하지만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했다. 연간 목표 대비로 보면 20%에 불과한 57억원을 기록했다. 통상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보다 다소 크긴 하지만, 나머지 80%의 목표치를 하반기에 달성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섬유 생산업체 C사도 연초 기대보다 못한 상반기를 보냈다. 매출 1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해외 판로를 개척했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수혜도 기대했으나 유럽 국가들이 재정위기에 시달리면서 눈에 띄는 성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해보다 매출이 50%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으나 상반기 매출액은 오히려 전년 대비 10% 이상 줄었다.
이처럼 코스닥 기업들이 연초에 제시한 올해 실적목표들은 대부분 물 건너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18일 이데일리가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코스닥 상장사 가운데 상반기 실적과 비교 가능한 87개사를 분석한 결과, 78개사의 상반기 매출실적이 연간 목표 대비 50%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망치 대비 상반기 매출 달성률이 40% 미만인 상장사도 분석 대상 기업 가운데 41.3%에 달했다. 제이콘텐트리 등 10개사는 달성률이 30%도 안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업계는 통상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 상반기에 전망 대비 30~40%가량을 달성해야 전망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