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상욱 기자
2010.07.29 11:53:32
"전경련, 대기업 이익만 옹호" 대통령 지적에 `당혹`
"불필요한 오해 살 수 있다" 언급 자제
[제주=이데일리 김상욱 기자]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곤혹스러운 입장에 빠졌다.
전날 개최된 하계포럼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먼저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발언으로 촉발된 상황이 더욱 꼬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이른바 `대기업 때리기` 발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전날 전경련의 입장표명은 상당히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일부에서는 전경련이 대기업들의 불만을 대신해서 나서 제기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놨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되자 전경련은 개회사중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일부 문구를 수정했다. 마치 전경련이 재계를 대표해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에 대해 "오해"라는 설명도 뒤따랐다.
전경련은 또 전날 밤 늦게 "하계포럼 개회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우리 경제계의 고민을 반영하여 작성된 것"이라는 내용의 입장도 내놨다.
또 "개회사는 최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안보불감증이 만연하는가 하면 국론이 분열되는 현상을 두고 국민적 단합이 필요하다는 경제계의 우려를 바탕으로 작성됐다"며 "이번 개회사 작성은 이미 두 달 전부터 추진됐으며, 최근 대기업 역할론 등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하며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이같은 전경련측의 희석 노력은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전경련이 대기업의 이익만 옹호하려는 자세를 가져선 곤란하며, 사회적 책임도 함께 염두에 둬야 한다"고 공박하고 나서며 물거품이 되버렸다.
이 대통령의 발언을 접한 전경련측 관계자들의 반응은 `당혹` 그 자체다.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무슨 말을 하겠느냐"며 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또 다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 관계자는 "전날 개회사 문제도 당초 전경련이 의도했던 것과 달리 확대해석된 측면이 있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아무 언급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