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형욱 기자
2016.12.29 09:42:3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일본 최대 광고회사인 덴쓰(電通)의 최고경영자(CEO)가 신입사원의 과로 책임일 지고 물러난다.
이시이 다다시(石井直) 사장이 내년 1월 사임키로 했다고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직원 초과근무 문제로 CEO가 사임한 건 이례적인 일이다.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 주도로 업무시간을 줄이는 ‘근로방식개혁’ 영향으로 풀이된다.
덴쓰는 지난해 12월 한 20대 여자 신입사원이 한 달 105시간의 연장근무를 하다가 목숨을 끊어 사회적 이슈가 됐다. 이 과정에서 3년 전 30대 남자 사원의 과로사도 밝혀졌다.
법정 근로시간이 하루 8시간, 월 209시간이란 걸 고려하면 1.5배, 주말은 쉬었다는 전제로 하루 4시간씩 연장근무를 한 셈이다.
노동기준감독서는 올 10월 여 신입사원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판단했고 후생노동성은 지난 26일 장시간 근무 방치 기업 명단을 공개했다.
이시이 사장의 사임은 이 같은 정부와 사회적 압박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는 28일 자살한 여사원의 유족과 면담한 후 사표를 제출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덴쓰는 120% 성과 달성을 위해 일을 멈추지 않는다는 긍지도 있었으나 이 모든 게 너무 지나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쁜 문화를 그대로 답습해 경영한 데 대해 (내게도)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덴쓰는 이번 일로 오후 10시 이후 전 사무실에 불을 꺼버리는 등 최근 몇몇 대책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덴쓰뿐 아니다. 다른 일본 기업도 장시간노동 문제를 주요한 이슈로 다루고 있다. 회사 공헌도라는 미명 하에 자신을 다소 희생해도 된다는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택근무나 자유시간 근무제 등도 속속 도입되고 있다. 정부도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며 갈수록 줄어드는 노동인구를 늘리기 위해서 근로방식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협력개발국기구(OECD) 35개국 중 20위인 노동생산성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근로자의 과도한 초과근무가 경영자의 책임이라는 인식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며 “(경영자는) 일을 시키려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인재를 키우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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