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 못 누르면 금융위기 또 온다

by오현주 기자
2011.08.29 12:57:35

눈먼 자들의 경제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708쪽|한빛비즈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코미디란 비극에 시간이 더해진 것.” 영화감독 우디 앨런의 이 말은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코미디와 비극은 처음부터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다. `금융위기가 인간에게 미친 영향`이란 비극은 `월가의 음모가 각국 정부를 부도위기로 몰고 미국경제 황금기가 막을 내린다`는 코미디와 대본 한 장 차이였다.

또 한 장의 대본은 이것. 2008년 2월 월가의 왕자에서 재무부 수장이 된 헨리 폴슨은 평생 가장 큰 업적을 곱씹고 있었다. 며칠 전 극적으로 의회를 통과한 1680만달러 경기부양 구제금융이 그것. 하지만 몇 달 뒤인 9월 폴슨은 재임 중 가장 잔인한 시기를 맞는다.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을 인수한 열흘 뒤 리먼브라더스의 파산 신청을 허용했으며, 그 다음날엔 거대 보험사인 AIG에 대해 850억달러 긴급구제금융을 승인한다. 연쇄 폭발의 진원지에 서게 된 거다.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를 비롯해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인 니얼 퍼거슨, 베스트셀러 작가인 마이클 루이스 등 쟁쟁한 저널리스트 13명이 각자의 시선으로 2008년 금융위기의 순간을 되돌렸다. 금융위기 전후에 발생한 사건들의 현장 스케치를 마치 소설처럼 꾸몄다.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의 몰락과정, 위기를 진압하기 위해 나선 워싱턴DC의 이야기, 아이슬란드의 국가부도 등이 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