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개월여 최장기 하락세.."고유가"(마감)

by양미영 기자
2008.05.23 15:46:02

5일연속 하락..동력 부재로 기술적 반등 막혀

[이데일리 양미영기자] 코스피 시장이 닷새 연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1830선마저 내줬다. 결국 증시는 지난 주 4거래일 연속 오른 후 한주 내내 하락세를 탔다.
 
코스피가 5일 연속 내린 것은 지난 연초 이후 처음으로 약세장이 완연했던 1월10일~16일에도 5거래일 연속 하락했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중순(11.15~11.22)경에는 7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한 바 있다. 

국제 유가의 사상최고치 행진이 주춤하며 잠시 숨통을 터 줬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장을 압도하면서 기술적 반등마저 가로막았다.

뉴욕 증시도 소폭 반등에 그친데다 우리 증시도 이렇다할 모멘텀이 없어 하루 종일 보합권을 중심으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아시아 증시도 중국과 일본 증시는 오름세를 타고, 대만과 홍콩 지수는 약세를 지속하는 등 방향성이 모호했다.

하루만에 다시 순매수로 전환한 외국인의 영향력도 미미했다. 오히려 투신을 위시한 기관 중심의 매물이 지속되며 장중 반등을 제한했다. 투신은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지속하며 기관의 팔자세를 주도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의 동반매도로 베이시스가 악화된 탓에 프로그램 매물도 꾸준히 쏟아졌다. 오후들어 규모를 추가로 키우지는 않았지만 순매도 규모가 4000억원을 기록, 5월 옵션만기일 직후인 지난 9일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3일 코스피는 전일대비 7.48포인트, 0.41% 내린 1827.94를 기록했다. 잦은 등락 끝에 약세로 마감했지만 다행히 200일선은 지지가 됐다.

그나마 지수 하락폭이 제한되면서 몇몇 업종들도 전날의 부진에서 벗어났다. 철강금속과 기계, 전기가스와 건설업종이 나란히 올랐고, 은행과 함께 오른 증권업종의 강세는 3%에 근접했다.



운수창고와 운수장비 업종은 하락세를 지속했고, 전기전자 업종도 1% 이상 내림세로 돌아섰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혼조세였다. 삼성전자(005930)가 0.84% 떨어지며 70만원대로 밀렸고, LG전자가 3.95%, LG디스플레이가 2.55% 내리는 등 IT 대형주가 다시 부진해졌다. 현대중공업과 신한지주, 현대차, SK텔레콤도 약세였다.

반면, PSOCO와 국민은행은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고, 두산중공업은 2.56% 오르며 강세를 과시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원자력 비중 확대방안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전력 역시 장중 오름폭을 줄였지만 하반기 전기료 인상 소식이 주가를 0.75% 끌어올렸다.

이밖에 증권업종의 강세를 반영하듯 중소형 증권사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수수료 인하 악재 등으로 가격이 많이 빠진데다 교보증권이 재매각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부양시켰다.

교보증권(030610)은 상한가 가까이 치솟았고, 현대증권이 6% 이상 오르고 한양증권과 한화증권, 미래에셋증권,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등이 모두 3~4%대의 강세를 탔다.

거래소의 감시강화로 주춤했던 우선주의 급등세도 재현됐다. 이날도 상한가 종목 8개 가운데 6개 종목이 우선주였다.

쌍용차는 판매부진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투자의견이 강등되며 5% 가까이 내렸고, 현대미포조선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도 대부분 부진했다. 고유가 여파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약세가 지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