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으로 3주 만에 '칸 초청작' 찍는 시대

by윤기백 기자
2026.05.08 04:55:18

[AI가 연 ''1인 영상시대'']①
혼자 AI로 만든 단편 ''재난문자2''
21일 개막 ''칸 AI 영화제''서 초청
뮤비 6시간, 장편 12주 ''기간 단축''
영상산업, 개인창작 중심 지각변동

[이데일리 윤기백 기자] 1인 창작자 안태진 씨가 제작한 ‘재난문자2’가 이달 21일 열리는 ‘칸 AI 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100% AI 영상제작 도구로 만들어진 러닝타임 16분 39초짜리 단편영화다. 안 씨가 이 영화를 제작하는데 걸린 기간은 약 3주, 비용은 50만 원에 불과했다. 그는 “AI가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줬다”며 “시간과 비용의 제약으로 포기했던 아이디어가 실제 결과물로 구현됐다”고 말했다.

AI 단편영화 ‘재난문자2’의 한 장면.
AI 기술의 발전이 영상 제작 기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면서 영화산업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수많은 스태프 없이 오직 아이디어를 갖춘 감독 1명이 영화를 제작하는 ‘1인 영화 제작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7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AI 영상 제작도구를 활용하면 2분 분량의 뮤직비디오는 약 6시간 만에 제작 가능하다. 10분 내외 단편영화는 일주일, 장편영화도 12~16주 내 제작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 수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리던 제작 공정이 AI를 통해 대폭 단축됐다.

올인원 AI 영상 제작 플랫폼 에이크론, 모픽 등의 등장이 제작 환경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미지 생성부터 영상 제작, 편집, 업스케일링까지 한 플랫폼에서 처리할 수 있어 제작 기간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시댄스, 클링, 나노바나나 등 100여 개 영상 AI를 한 번에 사용할 수 있어 제작 효율도 높아졌다. 영화계 관계자는 “영상 제작이 더 이상 대규모 자본과 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개인 창작자의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각특수효과(VFX)·편집·더빙 분야에서는 상당수 작업이 사람 대신 AI로 이뤄지는 모습이 감지된다. 영상 제작 장벽이 낮아질수록 차별화된 서사와 아이디어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시나리오 작가들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화제작사 관계자는 “AI가 영상을 대신 만들 수는 있어도 결국 관객을 움직이는 건 이야기”라며 “좋은 각본의 희소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칸 AI 영화제= 칸 국제영화제 기간에 열리는 AI 영화 전문 국제 시상식이다. 2024년부터 시작돼 올해 3회째를 맞는 행사로 시각적 창의성, 스토리텔링, AI 기술 활용도 등을 기준으로 심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