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만난 최선희, 로켓 관련 문서 ‘눈길’...북러 군사협력 포착

by윤정훈 기자
2024.01.19 10:41:46

최선희, 푸틴 만난 자리서 군사협력 논의 가능성 제기
서류에 러시아 우주센터 등 국영기업 짐작 문구 포착
우주광핵센터 등 추정 시설 명칭도 적혀있어
북한 정찰위성 해상도 향상 위해 러시아에 협조요청 가능성도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지난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예방하는 자리에서 ‘우주로켓 연구소’ 관련 내용의 서류가 포착됐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북러 간 군사기술 협력이 진행됐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이날 최 외무상이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를 촬영한 AP통신 등 외신 사진을 보면, 북측 수행원이 소지한 서류 표지가 찍혔다.

이를 확대하면 ‘우주기술분야 참관대상목록’이라는 제목이 적혀 있다. 제목 아래에는 ‘우주로케트연구소 <<쁘로그레스>>’, ‘ 워로네쥬 기계공장’ 등 글이 써있다.

쁘로그레쓰는 무인 우주선과 소유즈 로켓을 생산하는 러시아 로스코스모스 산하의 국영기업인 ‘프로그레스 로켓 우주 센터’를 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소 홈페이지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표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겸 우주 로켓인 소유즈 시리즈와 무인 우주선 프로그레스 등의 개발에 관여했다고 돼 있다.



워로네쥬 기계공장은 모스크바 남부 ‘보로네시 기계공장’으로 추측되는데, 이곳도 로켓 엔진과 정밀 부품을 생산하는 국영기업으로 액체 추진 로켓 제작에 특화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군사협력을 부인해왔던 북러 입장에서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나온 것이다.

일부 글자가 명확히 식별되지 않았으나 서류에선 ‘우주광학생산센터’로 추정되는 시설 명칭도 포착됐다. 북한이 쏘아 올린 정찰위성 카메라의 해상도는 극히 낮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를 향상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최 외무상은 15~17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방문에는 조춘룡 당 중앙위 군수공업부장도 함께했다. 해당 기간 중 공개된 최선희의 일정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의 양자 회담, 푸틴 예방이 전부였다. 이에 비는 시간에 최 외무상이 러시아 우주기술 연구·제작 기관을 방문해 시찰을 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