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출마설` 두고 민주당 술렁…“조국의 늪”, “승리의 지름길”

by박기주 기자
2023.06.13 11:30:42

조국, SNS 통해 "`길 없는 길` 가겠다" 출마 시사
"민주당엔 굉장히 큰 리스크"
"검찰 독재 대항마의 상징, 막으면 안 돼"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뒤 그의 출마가 미칠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평가로 더불어민주당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선거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조 전 장관의 출마로 민주당이 난처해질 수 있다는 의견과 윤석열 정권 심판에 맞는 인물일수도 있다는 의견이 맞서는 상황이다.

문재인(오른쪽) 전 대통령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진= 조 전 장관 SNS)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SNS에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님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를 나누고 귀경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글이 공개된 후 조 전 장관이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선 부정적 기류가 상당수 나오고 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3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조 전 장관의 발언은) 정치적 문법으로 보면 출마한다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민주당은 (조 전 장관 행보에) 철저히 무관심해야 된다고 본다. 그게 우리가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한 업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지금 (총선에) 나오려고 한다면 솔직히 당신이 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명확하게 이유를 설명을 해야 하고, 국민들이 실망한 지점에 대해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그런 설명 내지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고 ‘길이 없는 길’로 그냥 뭉치기는 조금 힘들다”고 했다.



이원욱 의원 역시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출마는 개인의 자유다. 법적으로 할 수 있다면 하는 건데, 민주당에게는 굉장히 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총선 때 조국의 강이 아닌 조국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며 “또 다시 조국의 늪에 빠지기 시작하면 공정의 문제를 우리가 다시 꺼내 들기는 굉장히 힘들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에 하나가 결국은 조국 장관 사태로 인한 공정의 문제를 우리가 잃은 건데, 도덕성 문제까지 이렇게 잃어버리면 무엇으로 총선을 치를 것인가라고 하는 것에 대한 의문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친명계(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 역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출마, 공천 신청하는 건 자유 아니겠나. 그렇지만 어쨌든 조국 장관이 아직 재판도 끝난 상황이 아니지 않느냐”며 “여러 가지 그런 점을 고려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본인이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를 많이 고민해주길 부탁드린다”고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 대항마 성격의 인물로 조 전 장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박성준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내년 총선은)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반드시 가야 하고 그 심판론에 적당한 인물이라고 하면 그 누구도 막아서는 안 되고 당연히 거기에 대해 정치적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내년 총선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했다. 그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의견에 대해선 “여론, 정치적 지평은 또 다른 판단의 기준이 있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의겸 의원도 전날 “조 전 장관에게 주변에 있는 많은 분들이 출마를 권유하기 시작한 건 좀 됐다. 윤석열 정부가 보이고 있는 검찰독재의 대항마로서의 상징적인 성격 등 때문에 그런 것”이라며 “출마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