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2세가 한시도 떼지 않았던 핸드백…뭐가 들었나
by장영은 기자
2022.09.18 18:33:31
서거 이틀 전 트러스 총리 임명 때도 왼팔엔 핸드백
수백만원대 '로너 런던' 제품…간식·퍼즐·카메라 등 휴대
팔 바꾸거나 바닥에 놓는 등 방법으로 의중 전달하기도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 후 그의 생애와 영국 왕실에 대한 관심이 재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여왕의 핸드백’도 새삼 조명을 받았다.
| 엘리자베스 2세는 서거 이틀 전인 지난 6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트러스 총리와 만났을 때도 핸드백을 들고 있었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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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지난 16일자 기사를 통해 고(故) 엘리자베스 2세가 마지막 공식 행사였던 신임 총리 임명 때도 왼팔에 핸드백을 걸고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여왕이 핸드백을 늘 휴대하는 이유와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등을 다뤘다.
실제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지난 6일 영국 집권 보수당의 새로운 대표로 선출된 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을 찾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알현하는 사진에서 여왕은 왼팔에 검은색 핸드백을 걸고 있다. 휴양지의 성에서 비교적 편안한 차림으로 트러스 총리를 맞았음에도 핸드백은 챙겨 든 것이다.
‘여왕의 핸드백에 무엇이 들어 있을까’의 저자 중 한 명인 왕실 전문 기자 필 댐피어는 “여왕은 핸드백 없이는 어디도 가지 않는다. 핸드백 없이 움직이는 것은 밸모럴성 같은 곳에서 완전히 휴식을 취할 때 뿐”이라고 말했다.
여왕의 핸드백은 영국의 고급 가방 브랜드인 ‘로너 런던(Launer London)’의 제품이다. 1950년대 엘리자베스 2세의 모친이 이 브랜드의 가방을 구입한 이후 여왕도 애용했으며 200개 이상으로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가격은 34만엔(약 330만원) 정도로, 여왕은 검은색 가방을 가장 많이 들었다.
| 핸드백 안에는 간단한 간식거리와 작고한 남편과 손주들의 선물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왕은 핸드백을 통해 본인의 의중을 전달하기도 했다. (사진=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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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피어에 따르면 핸드백 속에는 △초콜릿 등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 △시중을 드는 사람이 매일 신문에서 오려 챙겨주는 십자말풀이(크로스워드) △방문 중인 주요 인사와 사진을 찍기 위한 작은 카메라 등이 들어 있다. 일요일에 교회를 갈 때는 기부하기 위해 5파운드 짜리 지폐도 챙겼다.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작고한 남편 필립공이 선물한 작은 화장품 케이스와 가족 사진, 손주들의 선물을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여왕이 늘 몸에 지니고 있는 만큼 핸드백을 통해 공식석상에서 비서에게 본인의 의중을 전하기도 했다. 식사를 할 때 핸드백을 식탁에 올리는 것은 “앞으로 5분 안에 식사자리를 끝내고 싶다”는 신호이며, 바닥에 두면 “이 대화가 재미없다”는 의미다. 또 왼팔에서 오른팔로 핸드백을 옮기면 대화를 중단하고 싶다는 뜻이다. 또 핸드백은 엘리자베스 2세가 타인과의 일정한 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고 댐피어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