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일군 마스크 회사…코로나에 10배 성장

by김호준 기자
2020.11.29 18:10:36

마스크 제조업체 '레스텍' 박가원 대표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세무·마케팅 노하우 익혀
코로나 사태에 매출 30억원→300억원 예상

지난 3월 마스크 제조기업 레스텍에서 박나원 공장장(오른쪽)과 권오창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멘토가 마스크 본체와 귀 끈 연결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친환경 황토마스크 제조업체 레스텍을 운영하는 박가원 대표는 지난 2015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5기로 입학했다. 대학 졸업 후인 2012년 회사를 설립하고 열정적으로 제품 연구개발에 매진했지만, 모든 걸 혼자 담당하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았기 때문이다.

청년창업사관학교가 운영하는 여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마스크 시제품을 개발하고 세무·마케팅 노하우까지 익힌 박 대표는 2016년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개발한 황토마스크, 항균마스크 등 친환경 제품에 주력하다가 2018년부터는 보건용 마스크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그러던 와중 지난해 개발에 성공한 ‘일체형 끈조절 가능한 보건용 마스크’가 올해 들어 대박을 쳤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빚어졌고, 삼성전자가 생산 공정 비효율을 잡아주는 ‘기술과외’까지 해주면서 생산량이 50% 이상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국방부를 포함해 각종 제약사와 연이은 수주 계약에 성공하면서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0배 가까이 성장한 300억원대를 내다보고 있다. 지난 6월 마스크 수출 규제가 풀리면서 수출 실적도 200만달러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대기업 해외 법인에도 공급을 시작했다.

레스텍은 최근 대전시와 대전소방본부, 용산복지재단 등에 방역용 마스크를 기부하는 등 ‘거둔만큼 베푸는’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박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생산량이 늘면서 회사가 커졌고 직원도 34세 이하 청년들을 중심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비슷한 청년 창업가와 교류하고, 정부 지원으로 시제품 개발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이 사업 초기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중진공이 운영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유망 창업 아이템 및 혁신 기술을 보유한 우수 창업자를 발굴해 창업 전 단계를 패키지 방식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창업자를 위한 전용 공간을 제공과 실무 역량을 기를 수 있는 체계적인 기술창업 중심 교육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전문인력도 1대1로 배치해 청년창업가를 지원한다.

최대 1억원 이내 기술개발부터 시제품 제작, 지식재산권(IP) 취득 및 인증비와 마케팅비도 지원한다. 제품 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설계와 기술 및 장비를 지원하고, 각종 정책자금 연계와 판로 및 입지까지 지원한다.

중진공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청년창업사관학교를 거쳐간 청년창업가는 총 3815명이다. 이들은 사회로 나가 누적 매출 4조5559억원, 고용창출 1만462명의 성과를 이뤄냈다. ‘프롭테크’(부동산+기술 합성어) 기업으로 유명한 ‘직방’(1기)과 모바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2기) 역시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이다.
박가원 레스텍 대표(맨 오른쪽)가 지난해 친환경 미세먼지 마스크를 대전시 대덕구에 전달하고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