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고로 중단 피했다…조업정지 대신 과징금 부과

by김미경 기자
2019.06.23 22:37:52

전남도, 광양제철소에 과징금 부과할듯
18일 청문 결과 “중단보다 과징금 타당”
지역경제 파장 및 1兆대 매출 손실 고려
업계 “과징금 부과도 수용할 수 없어” 입장

포스코 포항제철소 4고로에서 작업자가 쇳물 출선 후 후속작업을 하고 있다.(사진=포스코 뉴스룸)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고로(용광로)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됐다. 전라남도가 대기오염물질 무단 배출 혐의로 행정처분 대상이 된 포스코 광양제철소에 조업정지 대신 과징금을 부과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남도 법무담당관실은 지난 18일 광양제철소에 대한 청문회를 연 이후, 조업정지 10일 대신 과징금을 부과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남도 법무담당관실은 지역경제에 미칠 파장과 영향을 고려해 조업정지 대신 과징금으로 처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징금이 내려지면 대기환경보존법에 따라 조업정지 10일에 해당하는 6000만원이 부과된다. 이르면 24일 광양제철소에 공식 통보할 전망이다.

앞서 전남도는 최근 광양제철소가 고로에 설치한 안전밸브의 일종인 ‘블리더’(bleeder)를 통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한 것이 위법하다고 보고 조업정지 10일을 사전 통보했었다.



철강업계는 블리더는 안전밸브로 고로의 안정성을 위한 필수 공정이라며 조업정지 처분이 부당하다고 반대해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10일간 고로 가동을 중단하면 고로 내부가 식어 균열이 일어나고 재가동하는 데 3~6개월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고로당 80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 해당 고로가 모두 정지가 되면 10조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다.

업계에서는 전남도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장과 매출 손실 등을 고려해 과징금 처분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과징금 처분은 위법의 정도에 따라 판단한 것이 아니라 대기환경보존법에 따라 부과한 것”이라며 “과징금 부과와 별개로 포스코 측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시설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포스코가 전남도의 과징금 부과 통보를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과징금을 내게 되면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과징금 부과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광양제철소 측은 “전남도로부터 공식적으로 행정 처분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블리더는 고로의 안전성을 위한 필수 공정인 만큼, 내부 검토 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