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지유출 의혹 숙명여고 쌍둥이, 학교에 자퇴서 제출
by김소연 기자
2018.11.08 09:15:31
서울시교육청 "자퇴 처리 신중 판단" 안내
쌍둥이 퇴학 징계 받기 전 자퇴 신청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시험문제를 유출해 쌍둥이 딸들에게 전달한 혐의로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씨가 구속된 가운데 A씨의 딸들이 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8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A씨 쌍둥이 딸은 지난주 초 숙명여고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에 학교 측은 서울시교육청에 쌍둥이 딸의 자퇴서 처리에 관한 문의를 했다. 이에 교육청에서는 학교에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으로 수사결과에 따라 쌍둥이를 징계해야 할 수도 있어 자퇴서 처리에 신중하라는 취지로 답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학생의 자퇴 처리는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판단해 진행할 사항”이라면서도 “다만 관심이 높은 사안이고 징계 여부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만약 쌍둥이 딸이 아버지에게 시험문제와 정답을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학교에선 학생에게 징계를 내리게 된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르면 학생 징계는 학교 내 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이수·정학·퇴학 순으로 퇴학이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처분이다. 학교는 수사 결과가 나오고 사실로 확정될 경우 선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게 된다.
학생들이 징계로 퇴학처분을 받으면 학교생활기록부에 징계로 인한 퇴학이 기록에 남게된다. 먼저 자퇴를 내고 학교장의 허락을 받게되면 시험지유출로 인해 징계를 받았단 사실은 기록에 남지 않는다.
A씨는 구속수감된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법원은 지난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8월 31일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시험지 유출 여부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A씨와 쌍둥이 자녀, 전 교장·교감, 고사총괄교사 등 6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수사해왔다. 경찰은 지난 1일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목의 시험문제 답안이 적혀있는 손글씨 메모를 확보했다. 또 쌍둥이 중 동생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영어시험에 실제 출제된 문제 중 일부 답안이 적혀 있는 메모를 확인했다.
이에 대해 쌍둥이 자녀들은 “시험 후 반장이 불러준 것을 받아 적은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들 메모가 A씨 등의 혐의를 입증할 주요 증거라고 봤다.
경찰은 A씨 등 피의자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한 뒤 이번 사건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