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웹서 퍼지는 마약…경찰, 마약 유통 일당 무더기 검거
by황병서 기자
2024.07.24 10:00:00
충남 아산 비닐하우스에서 대마 직접 재배·유통
일부는 마약 범죄 15~30년 반복·3~15번 처벌받아
경찰 “일반인도 마약범죄 나서…적극 신고 당부”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다크웹(암호가 설정돼 있어 특수 경로로만 접근 가능한 웹사이트)을 통해 필로폰과 대마를 판매해 약 2600만원을 불법 취득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968㎡(293평)의 면적에 대마를 직접 재배해 유통하는 등 대담한 수법을 활용하기까지 했다.
| 대매를 직접 재배한 충남 아산의 한 비닐하우스(영상=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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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대마 재배지를 소유한 대마 공급책 등과 결탁해 다크웹을 통해 가상자산을 악용해 마약류를 불법 유통한 총책 A(46)씨 등 60명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이 중 A씨 등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마약류 판매라는 공동의 목적을 갖고 해당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범죄집단’을 조직했다고 보고, 범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기 위해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총책 A씨와 대마 재배·공급책 B(41)씨 등 6명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다크웹을 통해 마약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가상자산으로 매매대금을 송금받은 후 비대면으로 마약류를 전달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충남 아산의 비닐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한 대마 또는 국내 상선에게 공급받은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C씨 등 54명은 판매 일당에게 대마 및 필로폰을 공급하거나 마약류를 매수·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마약류 판매 범행을 준비하던 지인이 다른 사건으로 구속되자, 다크웹 마약류 매매사이트에서 판매자로 활동할 수 있는 계정 2개를 인계받아 보관하고 있다가, 지난해 12월 사회 선후배·사촌 동생과 판매 수익을 인원수에 따라 동등한 비율로 나누기로 하고 마약류 판매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대마 재배·공급책 △다크웹 마약류 매매사이트에서 광고·주문 응대 등을 하는 판매자 계정 관리책 △필로폰 공급 및 던지기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필로폰·대마 등을 판매해 4개월간 약 2600만원의 불법 수익을 취득했다.
B씨는 지난해 4월 충남 아산의 인적이 드문 968㎡ 면적의 밭에 비닐하우스 및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대마를 불법 재배하기 시작해, 수확한 대마의 판로를 찾던 중 지인을 통해 A씨를 알게 돼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조경업 종사 경험을 바탕으로 대마를 불법 재배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의 대마 불법 재배지 등을 압수수색해 3만 4400명이 동시 흡연할 수 있는 대마초 17.2㎏(1회 0.5g기준)과 생육 중인 대마 205주를 압수했다. 또 필로폰 등 6종의 마약류 시가 약 26억 8000만원 상당을 압수했다.
사건에 연루된 이들 대부분은 십 수년간 마약범죄를 반복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마약범죄 전력이 없음에도 영리목적으로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 일당 6명 중 4명은 마약범죄를 15~30년간 반복해오며, 이로 인해 처벌받은 전력도 3~15번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일당 2명은 돈을 벌기 위해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청 마수대는 ‘다크웹·가상자산 전문수사팀’을 통해 다크웹 및 가상자산을 악용한 마약류 유통 사범에 대한 검거활동을 이어오던 중 지난 2월 A씨 일당의 움직임을 포착해 수사를 통해 가담자들을 차례대로 검거해왔다. 경찰은 전문수사팀을 통해 관련 사범에 대한 수사를 계속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 전과자는 계속해서 마약범죄를 반복하고 있고 마약 범죄 전력도 없는 일반인마저 마약 판매상으로까지 나서고 있는 만큼 시민 모두가 나와 사회를 지킨다는 생각으로 주변을 잘 살피셔서 의심되는 사례가 있으면 적극적으로 신고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