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수술, 복강경·로봇으로 받는 게 효과 좋아

by이순용 기자
2024.07.17 09:35:39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위암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매년 16만 명 이상인 만큼 위암 치료법도 효과 좋고 불편감이 적은 방향으로 지속 발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해진 수술법에 혼란을 겪고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배를 째는 개복수술,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중에 무엇이 나을까요?”라고 질문하는 환자가 많다. 대한위암학회가 전국 데이터를 활용해 위암의 수술 방법별 결과를 조사해 분석했더니 “개복수술보다 복강경·로봇수술을 할 때 수술 효과는 더 좋고 합병증과 통증은 적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 “림프절 효과적으로 제거… 입원기간 짧고 후유증 적어”

대한위암학회가 2019년 전국 68개 병원에서 위암수술을 받은 환자 1만4,07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이중 연령, 성별, 질병의 정도 등의 요인을 제외한 후 조사에 적합한 최소침습수술(복강경·로봇) 받은 환자 1,689명과 개복수술을 받은 1,689명을 1 대 1로 매칭해 비교했다.

그 결과, 위 주변에 넓게 분포하고 있어 암을 전이시킬 수 있는 림프절을 더 효과적으로 많이 뗀 방법은 최소침습수술법이었다. 개복수술로는 평균 38개 정도를 절제했다면 최소침습수술로는 41개를 뗐다. 그러면서도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보다 혈액 손실이 적고 입원 기간이 짧았다. 수술 후 한 달간 합병증이 생긴 비율도 개복수술에 비해 최소침습수술을 받은 쪽이 낮았다. 상처로 인한 문제는 67.6%p, 복강 내 농양은 40.4%p, 심장 문제는 71%p 낮았다. 이 조사는 대한위암학회지 4월호에 실렸다.

◇ “임상에서도 복강경·로봇수술 환자 치료 효과 체감”

‘수술’하면 무조건 해당 부위를 크게 째는 개복수술이 떠오르지만, 적게 째고 합병증을 줄이는 방법이 지속 발전하고 있다. 기존에는 배를 10cm 이상 넓게 째고 의사가 눈으로 위와 주변 림프절을 직접 보며 절제하는 개복수술을 주로 시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꼽을 포함해 0.8cm~3cm에 이르는 작은 구멍 1~5개 정도만 뚫고 시행하는 복강경·로봇수술이 주로 쓰이는 추세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외과 민관홍 교수는 “최소침습수술은 절개 범위가 적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암 조직을 떼어낼 수 있어 유용하다”며 “실제 임상에서도 개복수술보다 복강경·로봇수술을 받은 환자가 후유증과 통증도 덜 하고 입원기간도 짧은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 카메라로 확대해보며 기구로 세밀히 수술한 효과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은 작은 구멍에 수술기구와 카메라를 집어넣고 배 안에서 절제를 시행한다. 특히 로봇수술의 경우 뱃속으로 집어넣는 기구가 마치 사람 팔처럼 관절을 기준으로 구부러진다. 뱃속에서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더 넓고 세밀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의사는 환부를 직접 보지 않고 3차원의 5~15배 확대되는 고화질 카메라를 통해 밖에서 좁은 부분을 자세히 살피며 수술한다. 민관홍 교수는 “장기가 밀집돼 있는 부분을 크게 보며 필요한 부분만 절제할 수 있어 주변 신경이나 불필요한 조직을 제거할 확률이 줄어든다”며 “후유증이 적고 일상으로의 좀 더 빠른 복귀가 가능한 이유”라고 말했다.

덧붙여 민 교수는 “간혹 로봇수술이라 하면 의사 대신 사람 모양을 한 인공지능 로봇체가 수술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의사가 컴퓨터 제어기(콘솔)에 앉아 환자 주변에 설치된 수술기구를 원격으로 조종하며 직접 집도하는 시스템이므로 안전성이 높으니 안심해도 된다”고 당부했다.

사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