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저서 전문 공개 "정직한 사회 만들겠다"…'드루킹' 사건, 첫 소회 밝혀
by박경훈 기자
2020.01.16 09:33:38
정계 복귀 임박 安, 16일 신간 저서 전문 공개
"안철수연구소 창업, 깨끗하고 사업 성공 증명하는 게 꿈"
"대선 패배 후 여론 조작 피해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독일에서 정직, 프랑스에서 마크롱 당선 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정계 복귀 임박을 알린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본인이 집필한 저서의 전문을 공개했다.
안 전 대표는 22일 출간예정인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를 통해 “정치를 시작하며 가졌던 소박한 꿈은 여전하다”며 “대한민국의 나아가야 할 방향과 희망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정직하고 깨끗하면 인정받는 사회, 거짓말 안 하고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잘 살고 떳떳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이 책에서 과거를 회고하며 “의사를 그만두고 1995년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했을 때 내가 품었던 꿈은 하나였다”면서 “정직하고 깨끗해도 사업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처음 시작했을 때도 처음 회사를 창업했을 때처럼 소박한 꿈이 하나 있었다”며 “정직하고 깨끗해도 정치적으로 성과를 내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익적인 마인드는 지금도 변함없는 내 삶의 기준이다”며 “한 인터뷰에서 ‘의사로서 살아 있는 바이러스 잡다가, 컴퓨터 바이러스 잡다가,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 잡고 있다’고 말했다. 내 팔자가 바이러스 잡는 팔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 전 대표는 “그런데 소박하다고 생각했던 그 꿈을 이루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면서 “대선 패배 후 내가 여론 조작의 최대 피해자였던 사실이 밝혀진 뒤에도 나는 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그간의 심적 고통을 풀었다.
그는 “독일의 지한파 지식인 말대로 ‘세계 민주주의 역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음에도 그들의 죗값은 말도 안 되게 약했다”며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선거를 정직하지 못하고 깨끗하지 못한 방법으로 더럽혀도 많은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안 전 대표는 “독일에서는 한국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일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고 그냥 놔둘 수 없는 심각한 범죄로 받아들여졌다”며 “이곳에서 사람이 사람으로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다면 다름 아닌 ‘정직’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에스토니아의 블록체인기술과 핀란드의 교육·공유와 개방의 정신을 언급했다. 안 전 대표는 “(에스토니아·핀란드처럼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한마디로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았다”며 “(대안으로) 나는 프랑스에서 국민들의 힘을 목격할 수 있었다. 프랑스 국민들은 국회의원 한 명 없던 마크롱을 대통령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프랑스도 우리처럼 경제 문제, 노동 문제, 불평등 문제 등으로 사회적 불신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였다”며 “기존의 두 거대 정당이 이 문제를 풀 것이라는 희망을 접은 프랑스 국민들은 새로운 미래를 고민했고, 마크롱이 주축이 된 실용적 중도 정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유럽의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곳곳에서 우리나라를 위한 가능성과 희망의 싹을 발견할 수 있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같은 고민을 한다면 그 문제는 풀리게 마련이다”고 전했다. 한편, 안 전 대표는 19일 오후 5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