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청 돌진' 40대 농민 음독 확인 '도마 위'에 올라

by정재호 기자
2014.08.21 10:32:14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수해보상액에 불만을 품고 충남 아산시청 돌진 사건을 일으킨 40대 A씨의 음독 사실이 확인돼 논란을 빚고 있다.

21일 아산경찰서와 단국대천안병원 등에 따르면 9시간30여분 만에 검거돼 전날 오후 10시50분쯤 단국대천안병원 응급실로 이송된 A씨의 구토 물에서 독극물로 의심되는 액체가 섞여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20일 오후 1시쯤 “시청을 폭파시켜 버리겠다”며 자신의 승용차 조수석에 부탄가스 9통 가량을 싣고 충남 아산시청 건물로 돌진했다.

경찰은 9시간여 대치 끝에 검거 뒤 곧바로 A씨 차량 안을 수색한 결과 차 안에서 제초제의 일종인 농약병이 거의 빈 채 발견됐다. 의료진은 위세척 조치 후 A씨를 중환자실로 옮겨 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아산시청 돌진 사고를 일으킨 A씨는 2년여 전부터 아산 염치읍에서 고추와 왕토란 등의 농사를 지었는데 지난달 18일 오전 집중호우로 자신의 비닐하우스가 침수되는 피해를 본 뒤 시에 보상을 요구했으나 요구액에 턱없이 부족한 보상만 가능하다는 답변을 듣자 이 같은 일(아산시청 돌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음독 사실이 확인된 A씨의 치료가 끝나는 대로 특수공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반면 A씨 가족들은 ‘SBS’와 인터뷰에서 늑장 체포 작전을 벌인 경찰을 원망했다. A씨 아버지는 “읍사무소 직원이 나와서 종자대로 50만원을 보상해준다고 그러더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공무원이 배수로 수문을 닫지 않아 하천물이 역류해 피해를 입었는데도 아산시가 자연재해라며 합당한 보상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이 일로 A씨가 아산시청 돌진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고 9시간여의 대치 끝에 음독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산시는 수문 관리 책임 부분에 대해서 A씨에게 추가 조사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