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장 "결국 HSBC가 인수할 것"
by김현동 기자
2007.12.13 14:30:59
"HSBC, 내년 1월말까지 매각승인 신청할 것"
"내년 4월 지나도 협상 자동파기 없다"
[이데일리 김현동기자]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13일 "결국 HSBC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것"이라며 "국내 은행과 비교했을 때 HSBC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웨커 행장은 이날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송년 오찬 기자 간담회에서 "2년 넘는 기간 동안 전략적 투자자를 찾는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대주주 지분 매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은행의 중장기 경영 계획 수립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HSBC는 외환은행의 상장을 유지하고 브랜드·해외영업망 유지, 직원 고용보장 등을 약속했다"며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 등과 비교했을 때 HSBC가 최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 영업망을 현지법인으로 전환할 계획으로, HSBC가 새로운 대주주가 되면 중국 진출을 공세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자통법이 시행되면 증권계열사가 없는 HSBC가 증권업에 진출할 것이고 이로 인해 증권관련 사업도 유기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HSBC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국민은행이나 하나금융지주와 재협상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HSBC와 론스타간의 매각 협상이 파기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에 인수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결렬됐기 때문에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해 재협상 가능성을 부정했다.
웨커 행장은 내년 4월로 예정된 론스타와 HSBC간의 배타적 협상시한 전까지 매각 문제가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관련, "내년 4월까지 대주주 지분 매각 승인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은 하나의 시각에 불과하다"며 "론스타와 HSBC간의 주식 양수도 계약에 따르면 내년 4월말까지 매각이 완료되지 않을 경우 당사자 일방이 계약을 파기할 권리를 가진 것이지, 자동적으로 계약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2007-12-12 09:32 "HSBC, 외환銀 인수본계약 무산 가능성"
내년 4월까지 론스타와 HSBC 간의 외환은행 보유지분 51.02% 양수도 계약이 완료되지 않더라도, 협상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웨커 행장은 "현재 론스타와 HSBC는 본계약 완료를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HSBC는 내년 1월말까지는 금융감독위원회에 매각 승인을 신청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협상이 여전히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웨커 행장은 "(법원 판결 전까지는 매각승인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감독당국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매각과 관련한 결정이 나기를 바란다"고 간접적으로 금융감독 당국을 압박했다.
내년 배당계획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0년간 처음으로 주당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배당금 지급은 지속적으로 될 것"이라며 "연간 순익의 40~50%에 해당하는 부분은 주주에게 돌려준다는 것이 정책으로, 자본적정성과 내년 사업계획을 감안해 이사회 결의를 통해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가 밝힌 매각차익 1000억원 기부 약속과 관련해 웨커 행장은 "론스타의 1000억원 기부 약속은 유효하지 않다는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유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부금을 낸다면 외환은행 나눔재단을 통해서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론스타에 대한 `먹튀` 논란과 관련해서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이후, 경영이 개선되고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론스타의 투자 이후 외환은행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단순한 자본이득이 아니라 중장기 투자라는 측면에서 평가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외에 하이닉스, 현대건설 등 보유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내년 4월로 예정된 론스타와 HSBC간의 협상시한과는 관계가 없고, 주주협의회에서 일관성있는 정책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며 "지분 매각을 통해 시장에서 경쟁력있는 기업이 될 수 잇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