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넌 "후회한다…난 여전히 트럼프 지지자" 뒤늦은 해명·사과

by방성훈 기자
2018.01.08 10:41:55

배넌 "트럼프 父子 겨냥한 것 아냐…그들은 애국자" 공식 사과
''화염과 분노'' 출간 이후 늦은 해명…트럼프 측근 ''맹공 지속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사진=AFP PHOTO)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마이클 울프의 신간 ‘화염과 분노’에 담긴 자신의 인터뷰와 관련해 “후회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서적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폴 매너포트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 등 3인방이 지난 2016년 7월 트럼프타워에서 러시아 변호사 등과 회동을 가진 것이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이라는 배넌의 인터뷰가 실려 미 정가에 큰 논란을 일으켰다.

7일(현지시간) 악시오스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배넌은 이날 성명을 통해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이란 표현이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매너포트 본부장을 향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매너포트는 그들(러시아측 인사들)이 교활하고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는 점을 알고 있었어야 한다는 말이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트럼프 주니어는 모두 애국자이자 훌륭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배넌은 또 트럼프 일가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트럼프 주니어에 대한 부적절한 보도에 대해 대응이 늦어졌다. 대통령 취임 1주년 역사적인 업적들로부터 대중들의 관심을 분산시켰다. 후회한다”고 밝혔다. 배넌은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와의 공모에 대한 수사가 얼마나 터무니 없는지 밝히려 했다”며 “공모는 없었다. 마녀사냥이다”라고 주장했다.



배넌은 이외에도 자신의 인터뷰가 왜곡 인용됐다고 주장하는 한편, 자신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세계에 ‘트럼프주의’를 설파하기 위한 노력을 수행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며 “나는 여전히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에 앞장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배넌의 사과 성명은 문제의 서적이 이미 출간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의 분노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실제로 이날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배넌과 해당 서적에 대해 맹공을 지속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정책고문은 CNN방송에 출연해 “이 책은 하나부터 열까지 쓰레기 더미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배넌이 현실과 전혀 무관하고 앙심을 품은 게 분명해 보이는 이런 기괴한 코멘트를 한 것은 비극적이고 불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배넌의 인터뷰 내용이 공개된 직후 “배넌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다. 그는 백악관에서 해고당했을 때 직장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도 나갔다(미쳤다)”고 비난한바 있다. 이후 지난 6일에는 트위터에서 저자인 울프를 겨냥해 “그는 백악관에서 나를 3시간 동안 인터뷰했다고 말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그의 상상 속에 있었던 일”이라고 적었다. 반면 울프는 이날 NBC방송에서 “대통령이 거짓말쟁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며 반박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한 서점에 진열돼 있는 마이클 울프의 신간 ‘화염과 분노’. (사진=AFP PH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