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박종오 기자
2015.07.11 17:28:07
[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올해 상반기(1~6월)를 마무리하며 각 산업 분야별로 실적 결산과 하반기 전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건설업계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에서 울고 국내에서 웃었다.” 건설시장의 상반기 동향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던 국외 수주가 주춤했지만, 국내 주택시장이 살아나면서 먹거리를 잃은 건설업체들의 구원 투수 역할을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그랬는지 해외 현황부터 볼까요?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국내 건설업체들의 해외 공사 수주액은 254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75억 달러)보다 32.1% 감소했습니다. 저유가 여파로 중동 지역 일감이 급감한 것이 원인인데요. 실제로 올해 상반기 중동 지역 수주액은 69억 6000만 달러로 작년(247억 달러)의 28% 수준에 그쳤습니다.
하반기에는 중동 발주 물량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앞으로 2년 정도는 성장세가 정체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군요.
반면 국내 시장은 달랐습니다. 대한건설협회 자료를 보면 올해 1~5월 사이 국내 건설 공사 수주액은 총 58조 44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39조 4147억원)보다 47.3% 늘었습니다. 주택 등 민간 부문이 성장세를 견인했는데요. 1~5월 민간 부문 수주액은 지난해 21조 3611억원에서 올해 40조 1931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올해 국내 건설 수주액이 지난해보다 11.2% 많은 119조 5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2007년 127조 9000억원 이후 가장 많은 금액인데요. 민간 부문 수주가 78조 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5% 늘면서 회복세를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관건은 앞으로의 시장 전망인데요. 일단 국내 주택 경기 호황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전세난 여파로 집 사려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다만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2분기(4~6월) 주택 부문 신규 수주액이 감소하는 등 업계도 사업 확장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입니다. 주택시장 회복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 탓인데요.
정부의 SOC(사회기반시설) 예산 감소도 국내 건설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는 한 요인입니다. 국가 재정운용계획을 보면 올해 24조 8000억원이었던 SOC 예산은 내년 22조 4000억원, 2017년 20조 7000억원, 2018년 19조 1000억원으로 계속 감소할 예정인데요.
건설업계가 집을 짓기만 하면 속속 팔려나가는 호황 속에서도 정부에 공공 건설 및 민간 투자 활성화, 주택시장 활성화 기조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에는 그만큼 불확실한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깔려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