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오픈AI에 눈독?…"공개 입찰해" 압박

by방성훈 기자
2025.01.10 10:39:49

머스크 변호사, 캘리포니아·델라웨어에 서한
오픈AI 영리 자회사 공익법인 전환 추진에
"외부 투자자도 입찰 참여 허용해달라" 촉구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의 회사 지분에 대한 공개 매각을 촉구했다.

샘 올트먼(왼쪽)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AFP)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머스크 CEO의 변호사인 마크 토버로프는 최근 캘리포니아주와 델라웨어주 최고 법률 책임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형 인공지능(AI) 투자자들을 대표해 오픈AI의 영리 자회사 지분에 대한 공개적이고 경쟁적인 입찰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오픈AI는 2019년 AI 개발에 투입되는 막대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영리 자회사를 설립하고, 지난해 10월 66억달러에 이르는 추가 자금 조달을 위해 영리 자회사를 보통주를 가진 공익법인(PBC)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토버로프 변호사는 오픈AI 영리 자회사의 PBC 전환시 외부 투자자도 지분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그는 “경매는 비영리법인인 오픈AI가 자산에 대해 최대 가치를 받을 수 있고 신탁 의무도 준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픈AI 관계자는 “그러한 경매 계획은 없다”며 “머스크 CEO 진영은 단지 더 많은 혼란을 원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현재 영리 자회사는 오픈AI 임직원과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1570억달러로 책정됐다. 오픈AI의 최대 투자자는 130억달러 이상을 투입한 마이크로소프트(MS)다. PBC 전환 과정에서 MS의 투자 가치는 재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PBC 전환은 오픈AI 본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와 오픈AI가 설립된 델라웨어주 사법당국과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2년 안에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FT는 머스크 CEO 측이 오픈AI에 영리 자회사 지분에 대한 공개 매각을 강제 진행토록 압박한 것이라며 “이례적인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머스크 CEO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영리법인 전환을 놓고 지난 한 해 동안 법적 다툼을 지속했다.

앞서 머스크 CEO는 지난해 2월 오픈AI의 영리사업은 회사 설립 취지에 반한다며 올트먼 CE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 CEO는 오픈AI에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400만달러 이상을 기부했는데, 이는 오픈AI가 인류에게 이익을 주기 위한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기 위한 비영리법인으로 설립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오픈AI가 영리 자회사의 PBC 전환을 추진하자 머스크 CEO는 이를 막아달라며 지난해 11월 가처분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도 머스크 CEO를 지지했다.

이에 오픈AI는 지난해 12월 회사 블로그를 통해 “PBC 전환을 통해 역사상 가장 자금 조달이 잘된 비영리 단체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PBC는 오픈AI 및 사업 운영을 통제하고 보건, 교육 및 과학과 같은 분야에서 자선 이니셔티브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머스크 CEO는 2018년 올트먼 CEO와 충돌한 뒤 오픈AI 이사회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초기자금 제공자였다며, 이번 시도가 성공하면 외부 투자자로서 PBC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