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7.03.30 09:16:10
음주 학생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 금주 학생의 1.3배
스트레스ㆍ불면 등도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 높여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술을 마시는 학생이 비음주 학생에 비해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이 1.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코올과 에너지 드링크를 함께 섭취하면 부작용 상승효과가 있고 문제 행동ㆍ건강위협 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주의가 요망된다.
30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경성대 간호학과 윤혜선 교수가 질병관리본부가 수행한 2015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의 원자료를 활용해 전국의 중ㆍ고교 800곳의 재학생 6만8043명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 실태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청소년의 에너지드링크 섭취 및 관련 요인)는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연구에서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최근 7일간 1회 이상 에너지 드링크 섭취)은 성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남학생이 13.8%로 여학생(9.8%)보다 1.4배 높았다. 주(週) 평균 용돈이 5만원 이상인 중ㆍ고생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이 16.3%로, 5만원 미만 받는 중ㆍ고생(11.2%)보다 높았다. 가족과 함께 살지 않는 중ㆍ고생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17.9%)이 가족과 동거하는 중ㆍ고생(11.6%)보다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의 음주ㆍ흡연 여부에 따라서도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이 달랐다. 음주(최근 30일간 마신 술이 1잔 이상) 중ㆍ고생은 비음주 중ㆍ고생에 비해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이 1.28배 높았다. 흡연 중ㆍ고생(최근 30일간 피운 담배가 1개비 이상)이 금연 중ㆍ고생보다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이 1.5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트레스ㆍ불면ㆍ슬픔 등 정신ㆍ정서적인 요인도 청소년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에 영향을 미쳤다. 평소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중ㆍ고생과 스트레스가 거의 없는 중ㆍ고생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은 각각 12.5%ㆍ9.6%였다. ‘피로 회복에 충분하지 않은 수면을 취한다’는 학생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은 12.5%로, 잠을 충분히 자는 학생(10.2%)보다 높았다. 최근 12개월 동안 일상생활이 불가할 정도의 깊은 슬픔을 겪은 학생과 이런 경험이 없는 학생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은 각각 16.5%ㆍ10.4%로, 6.1%p의 차이를 보였다.
윤 교수는 논문에서 “청소년기는 스트레스ㆍ불안ㆍ우울 등 심리적 불안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방어수단으로 흡연ㆍ음주ㆍ과도한 에너지 드링크 섭취 등 일탈행동을 택할 위험이 큰 시기”이며 “이런 행동은 청소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청소년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은 운동이었다. 최근 7일간 연속해서 10분 이상 걷는 일수가 하루 늘어날 때마다 에너지 드링크 음료 섭취율은 4%씩 낮아졌다. 중ㆍ고생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윤 교수는 성별ㆍ용돈 액수ㆍ거주형태ㆍ스트레스ㆍ슬픈 감정ㆍ음주ㆍ흡연ㆍ걷기일수를 꼽았다.
윤 교수는 “음주 학생의 에너지 드링크 섭취율이 금주 학생에 비해 높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술과 에너지 드링크를 함께 섭취하면 단독 섭취보다 건강문제를 더 심하게 유발한다는 외국의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