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정재웅 기자
2009.06.03 12:21:48
미래에셋 등 FI와 SPC 설립...계열사 지분 매각
[이데일리 정재웅기자] 두산그룹이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페이퍼컴퍼니(SPC)를 만들고, 삼화왕관 등 4개 계열사 지분을 여기에 매각한다.
재무적 투자자는 미래에셋PEF와 IMM프라이빗 에퀴티(EP)다.
두산(000150)그룹은 3일 삼화왕관 사업부문, SRS코리아, 두산DST, 한국우주항공(KAI) 지분을 총 7800억원에 매각, 유동화한다고 밝혔다.
두산은 이를 위해 DIP홀딩스라는 SPC를 만들어 출자(2800억원)하며, FI들은 오딘홀딩스라는 SPC를 설립, 출자(2700억원)한다.
각 SPC들은 4개 계열사별로 지분을 각각 51%(두산측)와 49%(FI측) 인수하게 되며, 지분인수 자금은 출자금 외에 각 SPC들이 차입금으로 해결한다.
경영권은 두산에 위임된다. 재무적 투자자들은 이사회 참여가 보장된다.
㈜두산은 삼화왕관 사업부문과 SRS코리아 지분을 SPC에 팔고, 두산인프라코어(042670)는 두산DST와 KAI 지분을 SPC에 매각한다.
두산측은 삼화왕관(004450) 사업부문과 SRS코리아 매각대금 1500억원을 받기 때문에 출자금에서 매각대금 유입분을 뺀 순 출자액은 1300억원이다.
향후 두산과 FI측의 투자금 회수 방안과 관련해, 두산그룹측은 5년 내 SPC투자회사 매각을 끝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3년 경과시점부터는 상호 투자회수 보장을 위해 일방이 지분매각을 원할 경우 상대방이 매각에 동참해야 하는 `드래그어롱(Drag Along)` 조건을 붙였다. 이 경우 서로에 대해 우선매수권도 부여된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거래를 통해 6300억원의 현금확보가 가능해지며, 이 가운데 2300억원 가량을 우선 밥캣과 관련한 DII 증자참여에, 2500억원은 두산홀딩스유럽에 대한 증자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두산그룹은 신규유입 자금을 바탕으로 DII 재무구조를 선제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올해 중 총 7억 2000만달러를 추가출자할 예정이며, 증자금은 차입금 조기상환 등에 활용된다.
아울러 두산인프라코어가 최근 채권단과 DII 대출계약 조건을 바꿈에 따라, 2012년까지 추자증자 부담을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두산측은 강조했다.
한편 두산 관계자는 "이번 계열사 매각금액은 2009년 예상실적 기준 에비타 배수가 7~8배 수준"이라며 "현재 M&A 시장여건을 감안할 때 적정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두산은 "새로운 매각방식을 도입한 것은 현재의 M&A 시장 여건에서 선제적 구조정을 마무리 해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경기회복기에 대비한 경쟁력 강화 여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번 거래는 두산의 경영능력과 PE의 투자능력이 결합돼 투자회사의 가치증대 성과를 공유하는 윈-윈 방식의 先(선)구조조정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헐값매각 우려 해소, 경영안정성 확보, 투자위험성 해소 등의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은 이번 매각을 통해 올해초 테크팩 매각(4000억원), 주류부문 매각(5027억원)에 이어 3개 계열사와 KAI지분을 정리,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