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중흥 의지 담은 '무안 목우암 삼존상' 보물 된다

by이윤정 기자
2024.05.10 10:19:06

불화 ''영산회상도'' 등 6건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17세기 전반에 제작된 조선시대 불상과 불화 등이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불상 ‘무안 목우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 등 총 6건을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0일 예고했다.

무안 목우암 불상은 아미타여래·관음보살·대세지보살로 구성돼 있다. 본존불(本尊佛·으뜸가는 부처라는 뜻으로 석가모니불을 이름) 바닥에 있는 기록을 볼 때 광해군(재위 1608∼1623) 대인 1614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삼존상은 본존불의 규모가 186㎝에 이르는 대형 불상이다. 왜란 이후 불교를 중흥하려는 의미를 담아 각심, 응원 등의 승려가 참여해 만든 것으로 파악된다. 17세기 전반기에 제작된 불상 중 아미타여래삼존상으로는 보기 드문 예로 조각승 유파가 완전히 형성되기 전 조각승들의 활동을 알 수 있는 유물이다.



무안 목우암 목조아미타여래삼존상(사진=문화재청).
경북 영덕 장륙사의 ‘영산회상도’와 ‘지장시왕도’도 보물이 된다. 영산회상도는 석가모니가 제자에게 설법하는 모습을 담은 불화다. 지장시왕도는 지장보살을 중심으로 망자를 심판하는 10명의 왕을 묘사한 불화를 뜻한다. 그림 제작 동기, 시기, 봉안처 등을 기록한 화기에 따르면 두 불화는 1764년 제작됐으며 두훈(枓訓)을 비롯한 여러 승려 화가(화승)가 참여했다. 영산회상도는 두훈이 화승 가운데 우두머리인 수화승으로 불화 제작을 이끌었고, 지장시왕도는 전수(典秀)가 유일하게 수화승으로 참여한 작품으로 의미가 있다.

함께 지정 예고된 ‘도은선생집’은 전남대학교 도서관이 소장한 자료다. 고려 말 학자인 도은 이숭인(1347∼1392)의 글을 엮은 시문집이다. 앞서 보물로 지정된 다른 ‘도은선생집’과 달리 권근(1352∼1409), 정도전(1342∼1398) 등이 쓴 서문과 이색(1328∼1396) 등이 참여한 발문을 온전히 전한다. 발문은 작품의 전반적인 내용과 제작 경위 등을 담은 글을 일컫는다. 관에서 펴낸 역사서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국보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의 이운(자리를 옮김) 시기 등을 밝힐 수 있는 원천 정보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이외에도 고려시대에 몽골 침략으로 불타버린 초조대장경을 인출한 자료이자 현재까지 발견된 유일본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 권59’, ‘재조본 보운경·불설아유월치차경 합부’ 등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예고 기간 30일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보물 지정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영덕 장륙사 영산회상도(사진=문화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