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셰일의 ‘부활’…또다시 고개드는 국제유가 50달러 ‘붕괴’ 우려

by방성훈 기자
2017.04.23 14:49:20

런던 선물시장서 WTI 50달러선 하회…브렌트유도 50달러선 위협
지난 주 WTI·브렌트유 7% 이상 동반 하락…3월초 이후 최대 낙폭
OPEC 감산 합의 연장 가능성 불구 美셰일 부활 우려가 더 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 주 국제유가가 재차 50달러선을 위협하면서 그 향방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이행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셰일가스 생산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유가하락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런던 선물시장에서 1.32달러 하락한 49.39달러를 기록해 50달러를 밑돌았다. 브렌트유도 1.24달러 떨어진 51.75달러로 50달러선을 위협했다. 두 벤치마크는 지난 주에만 7% 이상 떨어져 3월 초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OPEC이 다음 달 25일 정례회의에 앞서 6월로 종료되는 감산 기간을 연장하겠다고 시사했으나, 미국의 셰일가스의 부활이 유가하락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유전 서비스업체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미국 원유 채굴장비수는 이달 21일 기준으로 688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해 343개의 2배 수준으로 2015년 4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또 올해 1월 셋째 주부터 14주 연속 증가한 것으로 2011년 이후 최장기간 증가세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 유가 하락이 수요·공급에 따른 것이 아닌 기술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 셰일 생산량 증가를 가볍게 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사우디를 제치고 세계 최대산유국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한때 47달러대까지 떨어진 WTI는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주요 산유국의 감산 합의 연장 가능성으로 53달러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미 셰일 생산 증가가 OPEC에 대한 신뢰를 낮추면서 유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발 수요 둔화 역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월가의 한 딜러는 “미국 생산량이 급증하는 반면 아시아 지역 수요에 대한 우려 등으로 헤지펀드들이 유가 상승에 대한 베팅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PVM의 스티븐 브렌녹 애널리스트도 “최근 시장에서 이뤄진 (OPEC의) 시도가 결국 무위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50달러가 쉽게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2분기 내 미국 원유 재고 감소, 글로벌 경기 회복, 산유국들의 충실한 감산 이행 및 기간 연장 가능성 등으로 50달러를 지켜낼 것이란 분석이다. 씨티그룹은 미국의 원유 재고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