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동북아 물류 중심' 한진해운 신항만

by정태선 기자
2015.04.23 10:06:22

"돈되는 환적화물 절반 이상"
저비용·고효율 자동화 시스템, 시간당 40개 처리 목표
1분기 영업익 1200억원 넘어설 듯, 2009년 이후 처음

한진해운 신항만에서 1만3100TEU급 국내 최대 규모의 ‘한진 수호’호가 출항을 앞두고 선적 중이다. 한진해운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경남 창원시 안골동 부산신항의 한진해운 신항만. 빨강, 파랑, 초록 등 색색의 컨테이너 박스 3만여개가 끝없이 늘어선 진풍경이 펼쳐진다. 미래 최첨단 항만의 위용을 드러내는 듯하다.

한진해운(117930) 신항만은 선박 대형화 추세에 맞춰 68만7000㎡(21만평)의 부지에 접안 수심 18m를 확보하고 있다. 1만8000TEU급 초대형 선박의 물량 처리가 가능한 세계적인 규모의 터미널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280만 TEU이상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최첨단 터미널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부산항 전체 컨테이너 처리 물량은 작년 1868만3283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증가했고, 이중 한진해운 신항만의 처리 물량은 전체의 13% 정도, 250만8306TEU를 처리했다”고 소개했다. 이는 부산신항만 터미널 업체 중 2번째로 많은 물량을 처리한 것이다.

한진해운 신항만 처리물량을 분기별로 보면 지난 1분기 71만8223TEU를 처리해 전년 동기(57만9703TEU) 대비 24% 증가했다.

한진해운 신항만 터미널의 핵심은 자동화 시스템이다.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를 통해 최종 목적지, 무게, 형태 등에 따라 야적장(야드)에서의 적치 순서를 자동으로 정한다. 컨테이너를 싣고 달리는 수십 대의 트럭 위치와 도착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 게이트를 통과하는 모든 컨테이너 적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한진 신항만에는 42기의 ‘무인 자동화’ 야드 크레인(왼쪽)과 12개의 암벽 크레인이 운영되고 있다. 한진해운 제공.
한진해운 신항만은 컨테이너를 야적장에 순서대로 쌓아 올리는 42기의 ‘무인 자동화’ 야드 크레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컨네이너들은 다시 12개의 암벽 크레인을 통해 선박으로 옮겨진다. 아파트 15층 높이(50m)의 암벽 크레인은 시간당 3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옮길 수 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선박은 대형화되고 화물은 해마다 증가하기 때문에 결국 선박이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 하는 것이 항만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부분”이라며 “ 한진해운 신항만의 하역속도는 시간당 32~34개 수준으로 이미 세계 상위권이지만 시간당 40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비용과 생산성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데다 동북아 물류 기지의 중심에 있는 지리적인 장점까지 더해져 수익성이 높은 환적화물의 비율이 높다. 회사 측 관계자는 “한진해운 신항만은 자체 물량뿐 아니라 타선사 화물 처리물량도 꾸준히 유치하고 있으며, 작년 회사 전체 물량의 약 38%를 타선사 물량(94만3497 TEU)으로 유치했다”고 말했다.

특히 “고부가 화물인 환적화물은 부산항 전체 화물 중 비중이 50%를 차지하며, 한진해운 신항만의 환적화물 비중은 이보다 높은 약 57%(143만1282TEU)에 달한다”고 밝혔다.

환적화물이란 일정이 맞지 않거나 항만의 특수한 사정 때문에 다른 항구에서 다른 선박에 옮겨 실어야 하는 화물이다. 일반화물을 처리할 때보다 50% 이상 경제적 효과가 높고 부두에서 옮겨 실어 차량오염을 유발하지 않는다.

1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대형선 3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한진해운 신항만 중심에는 국내 해운사가 보유한 선박 중 최대 선박인 ‘한진 수호호(1만3000TEU급)’가 선적을 하고 있었다. 수호호는 맨하탄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380m)의 높이에 맞먹는 초대형 선박으로 20피트 크기(길이 약 6m)의 컨테이너 1만3100 개를 적재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부산 전체 신항만 물량의 13%를 처리하고 있는 한진해운 신항만은 올해는 257만 TEU이상을 처리하고, 영업이익률 20%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