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 맨해튼, 3시간 동안 블랙아웃…시민·관광객 수만명 '패닉'
by방성훈 기자
2019.07.14 16:02:21
美뉴욕, 대규모 정전 42년째 되는 날에 또 블랙아웃
시민·관광객 7만3000명 피해…한때 6만1000가구 정전
에어컨 꺼지고 엘레베이터 갇혀…신용카드 결제도 안돼
신호등 꺼져 도로 위 車멈추고…지하철도 운행 중단
| 13일(현지시간) 밤 블랙아웃된 미국 뉴욕 맨해튼 모습.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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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뉴욕 맨해튼에 13일(현지시간) 밤 암흑이 덮쳤다. 약 3시간 동안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가 발생했다. 맨해튼의 상징 타임스퀘어 전광판들이 일제히 꺼졌다. 카네기홀, 링컨센터 등을 비롯해 브로드웨이 연극과 뮤지컬 공연은 중단됐다. 식당·카페에서는 스마트폰을 손전등 삼아 식사를 마쳤지만, 신용카드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불편을 겪었다. 건물 엘레베이터에 갇히는 사고가 속출했고, 신호등이 꺼져 도로 위를 달리던 차량들이 멈춰섰다. 지하철 운행도 중단됐다. 뉴욕 시민과 관광객 수만명이 불편을 겪었다. 공교롭게도 지난 1977년 뉴욕에서 대규모 정전이 일어난지 꼭 42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뉴욕타임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47분께 콘솔리데이티드에디슨(콘 에디슨)이 관리하는 변압기에서 화재가 발생, 도시 전체 전력공급에 차질이 발생했다. 뉴욕 맨해튼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고,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한 때는 총 6만1000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돼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화재는 웨스트 64번가와 웨스트 엔드 애버뉴 사이 변압기에서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지역 건물에서 연기를 봤다는 목격담이 다수 제기됐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시장은 CNN방송에 “이번 정전은 송전 과정에서 생긴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이른 시일 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 에디슨 측은 이번 정전으로 약 4만2000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웨스트사이드 지역을 중심으로 최소 7만3000명이 3시간 동안 암흑 속에 파묻혔다”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1977년 7월 13일 발생한 뉴욕 대정전 42주년 기념일이었다. 당시 뉴욕시와 북동부 교외 지역에서 25시간 동안 블랙아웃이 발생, 약탈과 방화 등이 난무했다. 1700여개 상점이 약탈 당했으며 3000여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브루클린의 경우 전체 143개 상점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피해를 봤다. 당시 재산피해만 1억5000만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2003년 8월에도 뉴욕을 중심으로 미국 동북부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정전사태가 발생해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된 적이 있다. 당시 지하철, 신호등, 컴퓨터, 전화기 등 통신·이동 수단은 물론 빌딩 에어컨 등까지 모두 멈춰 수십만명이 폭염 속에 고통을 받으며 혼란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