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순용 기자
2015.08.03 11:06:27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물놀이 후유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바탕 물놀이를 즐기다 귀에 물이 들어갔었던 경험 한번 정도는 있다. 하지만 그 한 번의 경험으로 귀에 이상이 올 수 있어 물놀이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물 빼려 사용한 면봉이 귓병 만든다
물놀이 후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것은 급성 외이도염이다. 이어케어네트워크 장혁기 이비인후과 장혁기원장은 “건강한 귀는 고막이 물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며, 물이 조금 들어간다고 해도 한 쪽으로 기울여 톡톡 털어주거나 시원한 바람으로 잘 말려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이염, 고막천공 등으로 귀가 건강하지 않을 때 오염된 물이 귀 안으로 들어갔을 경우에는 문제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물놀이 후 귀에 들어간 물을 빼내려고 면봉을 사용하는 행동이 외이도염을 유발 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물에 불어있는 외이도벽이 면봉이나 귀이개 등의 자극으로 상처가 생기고 이 상처 틈으로 녹농균 등의 세균이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 외에도 물이 들어간 후 일부 남아 있는 물로 인해 습도가 높아진 경우, 귀지가 많은 사람의 경우, 피부의 각질이 수분을 흡수해 세균의 배지로 작용하거나 외이도를 막는 경우, 외상을 입어 세균 감염이 일어나는 경우 등이 있다.
외이도에 염증이 생기면 통증, 가려움, 귀먹먹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고름이 나오기도 하며, 통증은 음식을 씹을 때, 귓바퀴나 귓구멍 주위를 만질 때 더욱 심하다. 외이도염의 치료가 늦어져 염증이 심해질 경우 청력이 떨어 질 수도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장혁기 원장은 “증상이 시작되면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항생제나 스테로이드를 하루 2~3회 정도 바르면 보통 1주일 내로 증상이 호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잠수, 스쿠버다이빙 할 땐 ‘고막’ 조심
최근 스킨스쿠버, 다이빙과 같은 레저스포츠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 많다. 이런 레저스포츠 중에 기압의 변화로 인한 기압성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다. 잠수나 갑작스러운 압력변화로 고막이 손상될 수 있는데, 이는 귀 속의 압력을 조절하는 기능이 저하되면서 발생한다. 이관의 기능이 불량한 사람이 깊이 잠수를 하거나 기압이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빠르게 이동 할 경우 고막 손상은 더 잘 일어난다.
고막이 손상된 직후에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이명(귀울림)현상이 나타나고, 출혈이 생겨 피가 흘러나오기도 한다. 고막이 손상되었다고 하더라도 염증이 심한 경우를 제외하면, 2~3개월 이내에 자연재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고막손상이 50% 이상일 경우에는 연골이나 지방 등을 이용하여 고막 재생술을 받아야 한다.
장혁기 원장은 “만약 이관기능이 좋지 않다면 예방적 차원에서 입과 코를 막고 숨을 내뱉는 발사바법 (Valsalva)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물놀이 전 고막, 외이도 등의 상태를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귀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귀마개는 필수로 착용하고 잠수, 스쿠버다이빙 등의 놀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