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반도체 칭화유니, HP 네트워크 자회사 인수 추진
by이유미 기자
2015.04.16 10:18:25
칭화유니, H3C 지분 51% 인수 추진
美 IT기업들, 중국 시장 확대 위해 중국 기업과 손잡아
| 자오 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 (사진=WSJ) |
|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중국 국영 반도체칩 제조사 칭화유니그룹이 휴렛팩커드(HP)의 중국 네트워크 자회사 H3C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칭화유니그룹은 인수를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휴렛팩커드는 중국 기업과 손을 잡아 중국시장 공략이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자오 웨이궈 칭화유니그룹 회장이 인터뷰를 통해 칭화유니그룹이 HP의 자회사 H3C 주요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은 H3C의 지분 51%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H3C의 기업가치는 약 50억달러(약 5조4440억원)다. H3C는 2003년 11월 중국 네트워크장비업체 화웨이와 쓰리컴(3com)의 합작회사로 시작했다. HP가 2010년 쓰리컴을 인수하면서 H3C도 같이 인수하게 됐다.
칭화유니그룹은 2013년 중국 모바일 반도체회사 스프레드트럼 커뮤니케이션과 RDA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한 후 중국 최대 반도체기업으로 성장했다. 회사는 스프레드트럼의 인수로 저비용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됐다고 믿고 있다. 현재 직원 4000명으로 올해 말까지 1000만명을 추가로 고용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자국내 반도체분야를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칭화유니그룹의 인수도 정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지원 펀드를 통해 향후 5년간 100억위안을 칭화유니그룹에 투자할 계획을 지난 2월에 발표한 바 있다.
최근 H3C의 실적이 부진하고 해외 IT(정보기술)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및 견제가 강화되면서 HP는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 미국 국가안전보장국(NSA) 전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2013년 미국 정부가 스파이 활동을 위해 미국 기반의 IT기업을 이용한다는 내용을 폭로한 후 중국 정부에서는 사이버보안 등 해외 업체의 중국 내 확장을 견제하고 있다.
이에 HP 외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대형 IT회사들은 중국 시장 확대를 위해 중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인텔은 칭화유니그룹 지분 20%를 매입하면서 15억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인텔은 지난 3월 화웨이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WSJ은 이번 칭화유니그룹의 행보가 향후 서방국 IT기업들이 중국내에서 어떻게 사업을 해야하는지 방법을 알려주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