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靑에 세월호 좌현 침수됐는데도 "구조단계 아니다"
by김민정 기자
2014.07.02 10:52:30
[이데일리 e뉴스 김민정 기자] 해양경찰청이 배가 침수 중인 상황임에도 청와대에는 구조단계가 아니라고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 우원식 의원 등이 공개한 청와대와 해경 간 핫라인 녹취록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 4월 16일 청와대와 해경이 처음으로 교신한 시간은 오전 9시32분이었다.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이 해경에 심각한 상황인지를 묻자 해경은 “배가 기울어서 침수 중이고 아직 침몰되지 않았다”고만 답했다.
또 청와대가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지를 묻자 해경은 “아직 구조단계는 아니다. 지금 지켜보고 있는 단계다”라고 말했다. 이때가 오전 9시 54분으로 세월호 좌현이 완전히 바다에 침수됐던 순간이었다.
특히 해경이 ‘구조단계’가 아니라고 밝힌 시간 16분 전 선장과 선원은 이미 탈출한 상태였다.
청와대로부터 구조 지시가 떨어진 시간은 오전 10시 37분이었다. 청와대는 해경에 “VIP(박근혜 대통령) 메시지를 전한다”며 “첫째 단 한 명도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 그다음 여객실 내 객실, 엔진실 등을 포함 철저히 확인해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때는 이미 ‘방송에서 기다리래’라는 실종자의 마지막 메시지가 전해진 지 20분이나 지난 시점이었으며, 선체가 90도 이상 기울어진 지 12분이나 흐른 상황이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구조 메시지는 전남 소방본부에 세월호 사고 첫 신고가 접수된 오전 8시 52분에서 1시간 45분이나 지나서야 해경에 전달됐던 것이다.
한편 지난 1일 오전 11시 40분께 진도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발견된 시신은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시신은 지난 4월 26일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다 실종된 중국교포 황모(39) 씨일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