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김현아 기자
2011.09.21 14:28:57
홍성수 서울대 교수 "애플·구글 종속 끊고 웹기반으로 가야"
구글 "기술 격차 존재..자동차에서도 안드로이드가 대세될 것"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자동차와 정보기술(IT)이 만나면서 차 안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SW)도 복잡해지고 있다. 고급차의 경우 SW가 1억라인(LOC, Line Of Code)이 넘을 정도.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과 연계해 음악이나 영화를 공유하는 쪽이나 가까운 주유소나 주차장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내비게이션 기능 등이 별개로 돌아간다.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IVI)이 하나로 통합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한 자동차 안에 SW 플랫폼이 난립하면 제조 원가가 높아질 뿐 아니라,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원인을 신속히 찾아 해결하기 어렵다. 따라서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도 표준 SW 플랫폼을 통해 엔진제어모듈(ECU)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SW플랫폼을 통합할 때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 까. 21일 한국자동차공학회가 주최한 '스마트카 기술과 전략 심포지엄'에서는 이 문제가 이슈화됐다.
스마트폰 열풍이후 어려움에 빠진 국내 IT 산업의 교훈을 돌이켜 "애플·구글에 대한 종속을 끊고 웹기반 플랫폼으로 가자"는 쪽과 "기술격차가 존재하고 글로벌 추세를 감안해야 하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렸다.
홍성수 서울대 교수는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플랫폼의 경우 기아차만 해도 MS는 물론 안드로이드 버전을 개발하고 있는 등 춘추전국시대"라면서 "이렇게 해서는 품질관리에 어려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홍 교수는 "얼마전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지원이 어려워질 것을 감안, 지식경제부는 삼성과 LG를 묶어 미래에 대응하는 웹 OS를 개발키로 했다"면서 "자동차 분야 역시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볼 만 하다"고 밝혔다.
홍성수 교수는 이날 자동차 SW플랫폼의 대안으로 글로벌 통신사들이 연합해서 주도하는 'WAC'과 'HTML5'라는 웹 기반 기술을 제안했다.
그는 "HTML5에 통신망이나 카메라 등의 제어기술을 넣어 WAC 형태로 자동차 SW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WAC은 정치적 이슈로 보편화되고 있지 못하지만 그리 가게 될 것이며, 자동차 회사들은 플랫폼에 적극 투자하면서 개발자 커뮤니티 활성화 같은 에코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에서 처럼 구글이나 애플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자동차 IVI 플랫폼에서 독자 플랫폼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구글코리아의 신창섭 전무는 자동차에서도 안드로이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 전무는 "자동차의 스마트화추세 속에서 핵심은 고속주행시 수많은 량의 정보를 급박하게 처리할 수 있는 SW 알고리즘"이라면서 "구글은 현대차와 사무실 PC에서 입력한 목적지 정보를 자동으로 내비게이션에서 보여주는 'Send to Car'를 런칭했고, 아우디와는 구글 어스와 연계해 사진을 찍어서 올릴 수 있는 'Rich 3D UI'를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자동차 SW 플랫폼에서도 구글 안드로이드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전무는 "솔직히 저희 엔지니어 레벨과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OEM) 업체들간의 기술적 차이도 상당히 있다"면서, 독자개발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어 "자동차를 7년째 타고 있는데 IT기기들이 자동차에 임베디드 돼 들어가면 단말의 빠른 변화를 수용하기 어렵다"면서 "자동차 내 IT 기능들은 탈부착이 가능토록하고, 이를 안드로이드로 중앙제어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창섭 전무는 "포드사와 운전자의 패턴과 습관에 맞게 차량을 제어해 주는 '예보기능의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Prediction API)'를 개발 중인데, 너무 많은 OS가 있다지만 구글의 API는 무상, 유상으로 공개돼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