證 해외점포 3년만에 적자..PBS 추진에 `판관비` 늘어

by최정희 기자
2017.05.01 12:00:00

영업 부진에 해외점포수 7개 감소
美·日선 손실..印尼·브라질선 흑자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해 증권사 해외점포(현지법인)들이 3년만에 적자를 냈다.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 신사업에 진출하면서 판매관리비 등이 증가한 원인이다. 다만 해외점포가 증권사 전체 영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증권사 재무건전성엔 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증권사 해외점포 손익현황(출처: 금융감독원)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15개 국내 증권사의 해외 현지법인 당기순이익은 54억원(약 450만달러) 적자를 냈다. 1년 전보다 순이익이 약 328억원(2840만달러) 줄어든 것이다. 이는 12개국, 68개 해외점포 중 해외사무소를 제외한 현지법인 51개의 영업실적을 합한 것이다. 증권사 해외점포는 중국에 18개, 홍콩에 12개, 베트남에 7개가 있는 등 아시아(현지법인 39개, 사무소 16개)에 집중돼 있고 미국(8개), 영국(4개), 브라질(1개) 등으로 집계된다.

일부 해외점포가 타 해외점포를 보유하는 지배구조를 취하면서 지분법 평가손실이 발생한데다 PBS(Prime Brokerage Service) 추진과 관련해 판매관리비가 늘어나면서 적자가 났다. PBS는 해외펀드사에 증권대차, 신용공여, 담보관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 캄보디아 등에선 판매관리비가 늘면서 적자를 보였다. 특히 미국과 일본은 각각 1220만달러, 610만달러 손실이 났다. 인도네시아, 브라질, 베트남 등 신흥국에선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면서 위탁수수료수입 증가 등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에선 610억달러, 브라질에선 310억달러 이익을 냈다.



다만 국내 증권사의 영업실적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적어 해외점포의 손익 감소가 증권사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위험은 낮다. 해외점포는 증권사 총자산의 1.0%, 자기자본의 6.8% 수준이다.

한편 증권사의 해외점포들은 지속적인 영업손실과 영세한 규모 등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2012년말까지만해도 해외점포수는 89개 달했으나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작년말 68개로 위축됐다. 작년 현지법인의 경우 5개사가 폐쇄되고 1곳이 신설됐다.

그럼에도 대형증권사에선 꾸준히 해외점포를 통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작년 신한금융투자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인수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미국 현지법인에 2억5000만달러의 증자를 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해외점포수가 감소하는데도 자산은 늘어났다. 해외점포는 작년말 자산총계가 22억8400만달러, 자본이 18억9500만달러로 집계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개 위주 영업에서 IB(투자은행)업무 확대, PBS사업 신규진출 등으로 수익원이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6월초 초대형IB가 도입되면 해외 프로젝트 참여, M&A 등 해외 진출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