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7.01.05 09:30:00
'순환출자 풀되 금융사 보유 지주사 제도' 도입 추진
공정위 "지배구조 단순화" Vs 야당 "특혜법"
중간금융지주사 도입 시 삼성 경영권 승계에 영향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금융사 보유를 허용하도록 하는 내뇽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에 나선다. 삼성은 중간금융지주회사 체제로 그룹을 개편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법 개정 여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공정위는 2017년 업무계획에서 ‘대기업집단의 소유개선 개선 유도’ 방안으로 공정거래법을 개정, 중간지주금융회사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사를 보유하도록 허용하되, 금융부문 규모가 클 경우 중간금융지주회사를 의무적을 설치하도록 해 금산분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는 금융사를 보유하도록 허용하되 복잡한 순환출자를 단순하게 하는 제도로 기존 지주회사 제도를 변형한 것이다. 기존의 지주회사 제도는 지주회사(계열사를 자회사로 두고 부모 역할을 하는 회사) 체제로 전환할 경우 금융사를 보유할 수 없고 순환출자도 없애야 한다.
하지만 금융사·순환출자를 모두 포기해야 해 대기업들의 지주회사 도입이 지지부진했다. 금융사를 보유하고 순환출자 고리가 있는데도 지주회사를 도입하지 않은 대기업은 삼성,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이다. 금융사만 보유한 곳은 한화, 두산, 효성, 미래에셋, 순환출자 고리만 있는 곳은 대림, 현대백화점, 영풍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상호·순환 출자 해소 및 금융·비금융사 간 출자 절연을 전제로 금융사 보유를 허용하도록 하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을 추진해왔다. 공정위는 2009년 업무계획부터 이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밝혀왔다. 하지만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 논란 등으로 국회 통과가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올해 업무계획에서 주목되는 이유는 삼성의 행보 때문이다. 업계에선 삼성이 올해 들어 중간금융지주회사를 통한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복잡한 순환출자를 해소하되 이재용-삼성물산(삼성지주회사)-삼성생명(중간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로 바꿔 경영권 승계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향후 변수는 국회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공정위는 의원 입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을 통해 이를 추진해 왔다. 정재찬 공정위원장은 “현재 여야 구조를 봤을 때 추진하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있지 않겠나. 4당 체제로 돼 굉장히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면서도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고 단순명료하게 해 (공정위의) 시장 감시를 강화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중간금융지주회사 제도를 꾸준히 추진해왔고 그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19대 국회에서도 무산된 이유가 특정 (대기업) 그룹에 특혜를 주는 법안이라고 호도됐기 때문”이라며 “중간금융지주회사는 특정 그룹과 관련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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