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최훈길 기자
2016.05.02 10:10:56
1년만에 배수 펌프 고장, 배수 배관도 문제
펌프 교체·배관 보수 해놓고 ''쉬쉬''
원안위 질책 나오자 뒷북 사과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운영사인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방폐장 부실 관리 논란에 휩싸였다. 당초 40년 동안 쓰려던 설비가 1년여 만에 고장이 났고 규제·감독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이를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자력환경공단에 따르면, 경주 방폐장에 설치된 총 8개의 배수 펌프 중 7개가 누수가 생겨 설치 완료된 지 1년 5개월 만인 지난해 9월 새로운 제품으로 교체됐다. 또 배수 펌프와 연결된 배수배관 일부의 안쪽 벽에 이물질이 과도하게 끼는 문제도 생겨 지난해 12월 배관에 이물질 제거장치를 설치했다.
펌프와 배관은 지하 방폐물 처분시설 주변을 지나는 지하수를 모아 빼내는 설비로 이상이 생기면 방폐장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12월 열린 원안위 전체회의(48회)에서 일부 위원들이 사실 확인을 요청하면서 알려졌다. 공단 관계자들은 지난 2월과 4월 각각 열린 51회, 54회 원안위 회의에 참석해 뒤늦게 해당 사실을 보고했다.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54회 원안위 회의에 참석해 뒤늦게 문제를 시인하고 위원들에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단 관계자는 “이사장이 원안위 회의에 참석해 ‘걱정 끼쳐서 죄송하다’는 취지를 밝혔다”며 “(원안위에서 제기한) 기술적인 사실관계는 맞는데 공단 입장이 정리되는대로 (공식적으로) 설명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