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진철 기자
2010.01.27 12:00:05
올해 원화가치 급상승 사전대비 필요
인프라개선·건전성 제고 등 외화수급관리 강화해야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내 외환시장 불안정성은 취약한 외환시장 인프라와 외국인 주식투자 및 단기외채 비중이 높은데 따른 과도한 쏠림현상에 기인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인프라 개선과 건전성 제고로 외화 수급관리를 강화하는 등 외환시장 체질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27일 삼성경제연구소는 "금융위기 과정에서 드러난 환율의 급등락 등 외환시장의 불안정성을 해소하고, 특히 2010년 예상되는 원화가치 급상승에 사전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부터 2009년 2월 말까지 원화는 달러 대비 27.2% 절하돼 주요국 중 멕시코, 러시아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올들어 원화는 4% 이상 절상됨으로써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가치가 상승했다. 원화가 대폭 약세를 나타냈던 2008년 10월 이후부터 2009년 초까지 대규모 환차손(2008년 중 기업 환차손 8조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2007년 기준으로 GDP 대비 한국 외환시장 거래량은 5.8% 수준으로 싱가포르(273.9%), 홍콩(161.8%), 미국(11.8%), 일본(10.6%), 대만(6.0%) 등 주요국에 비해 작은 수준이다. 또한 한국의 외국인투자 중 주식투자 비중은 39%로 OECD 30개국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외국인투자가 유출입 변동성이 큰 주식투자에 집중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외환시장 저변 확대와 쏠림현상 완화를 위해 시장조성자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면서 "증권, 보험 등 제2금융권의 은행간 외환거래 참여를 활성화하고 개인의 국내 외환거래(원화 수반) 참여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평상시와 위기시 금융회사의 외화유동성을 차별적으로 관리하는 동태적 외환건전성 관리를 시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상시에는 외화유동성 및 단기외채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되, 위기시에는 관리지표 기준을 완화함으로써 급격한 외화자금 유출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원화가치 급등 위험에 대비해 외화외평채 발행 축소, 은행 외채조달 축소 유도 등 달러화 수급조절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제공조, 시장 경고장치, 핫머니 관리·감독 강화 등을 통해 외화의 단기 유출입에 따른 시장교란 요인을 억제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국제통화 사용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확대해 외화시장 안전망을 확보하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등 아시아 통화협력도 강화해야 한다"면서 " 경상 및 자본 거래에서 원화결제를 확대하는 등 원화의 국제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투기 감시시스템을 강화하고 시장 경고장치 등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 "국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헤지펀드의 투명성 제고, 헤지펀드 활동과 관련된 정보 수집, 건전성 규제 등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