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서 망가뜨릴 것"…‘여대생’ 이어 ‘여군’ 딥페이크 범죄 논란
by김형일 기자
2024.08.26 10:17:58
딥페이크 사진에 여군 비하 발언도 포함돼 충격
SNS서 ''피해자 명단’ 확산…학교• 지역 등 공유
방심위 "악성 유포자 확인되면 즉각 수사 의뢰"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수도권 대학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사진이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공유된 가운데 유사한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최근 여군을 상대로 한 딥페이크 대화방까지 개설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화방 참가자는 900명이 넘었으며 이들은 딥페이크로 여군들을 ‘군수품’이라고 칭하며 능욕했다.
해당 대화방에서 캡처 이미지로 공유되는 공지 사항에 따르면 해당 대화방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여군 딥페이크 사진을 만들거나, 관리자가 지정한 여군에게 ‘능욕 메시지’를 보내고 반응을 인증 사진을 보내야 가입이 허용됐다.
특히 이들은 최근 논란이 된 여대생 딥페이크 사진 유포 사건을 의식한 듯 참가 조건을 더 까다롭게 바꿨다. 참가 조건이었던 군수품으로 만들고 싶은 여군의 군복 사진과 전화번호, 소속, 계급, 나이 등 개인정보를 운영자에게 제출, 현역 군인임을 인증은 제외했다.
함께 공유되는 이미지에는 딥페이크 합성물뿐 아니라 여군에 대한 비하 발언도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여군들을 용서할 수 없다”, “벗겨서 망가뜨릴 것”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여군 상대 딥페이크 대화방에 앞서 최근 SNS 등 온라인상에는 ‘딥페이크 피해자 명단’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와 지역 등이 공유됐다. 여기에는 수도권 대학 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등도 포함돼 있다.
딥페이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를 이용한 범죄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 21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딥페이크 범죄 현황’에 따르면 허위 영상물 관련 범죄는 2021년 156건에서 2022년 160건, 올해 180건으로 늘어났다.
딥페이크 사진이 범죄라는 인식이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10대 시절부터 SNS와 앱 등을 통해 딥페이크 기술을 쉽게 익힐 수 있고, 제작 의뢰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딥페이크 사진에 노출된 환경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지경에 다다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는 딥페이크 사진 관련 대응에 나섰다. 방심위는 중점 모니터링에 착수해 악성 유포자 정보가 확인되는 대로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아울러 매일 열리는 전자심의를 통해 성적 허위영상물을 24시간 이내에 시정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성적 허위 영상물 피해 사례는 급증하고 있다. 방심위는 지난달 6434건의 성적 허위 영상물에 시정 요구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지난해 방심위가 성적 허위영상물에 내린 시정요구 7187건의 90%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