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K바이오 "백신 플랫폼으로 코로나 등 모든 감염병 잡는다"

by노희준 기자
2020.03.15 15:29:55

SK바이오사이언스 이수진 바이오2실장
새로운 감염병 창궐 많아져 그때그때 대처 어려워져
일반 백신 개발에 10년...유행 끝나면 개발 완료 못해
백신 플랫폼 기술로 기초 연구 개발 30~50% 단축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백신 개발 플랫폼 기술이 구축되면 후보물질 발굴과 비임상시험(동물실험)에 걸리는 개발기간을 30~50%를 단축할 수 있습니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등 새로운 감염병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백신 개발 플랫폼 기술’ 확보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285130)에서 분사해 신설된 바이오 및 백신 전문기업이다.

이 연구의 실무 책임자를 맡고 있는 이수진(46·사진) 바이오2실장은 1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변종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 기술(플랫폼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종류가 다른 바이러스(에볼라, 지카, 코로나)나 같은 종류의 변종 바이러스(사스, 메르스, 신종 코로나)가 많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감염병이 유행할 때 그때그때 대처를 하려면 백신 개발에 시간이 많이 걸려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통상 백신 개발에는 10년~15년이 걸린다. 하지만 새로운 전염병은 대부분 그 사이에 대유행이 사라져버린다. 백신을 만들어도 전염병 사태가 끝나면 정작 판로가 없어져 버린다. 혹은 개발 도중 전염병에 걸린 환자가 사망하거나 자연 치유되면 백신을 접종하고 임상에 참여할 환자조차 모으기 어려워진다. 백신을 제때 개발하는 게 중요한 이유다.



이 실장은 “플랫폼 기술이 있으면 기존에 없던 이종·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해도 동일한 프로세스를 통해 시간과 노력, 비용을 줄여 빠르게 백신 개발에 성공할 수 있다”며 “(플랫폼 기술을 통한 백신 개발은) 백신 개발에 범용으로 쓸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을 미리 개발해 확보한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따른 항원 물질만 교체해 적용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독감은 매해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난다. 하지만 6개월이면 백신 개발이 끝난다. 수십년간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바이러스 변이 속에서도 공통적으로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플랫폼 기술)이 축적됐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개발에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2017년 메르스 백신 개발을 추진해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 바이러스(메르스) S 단백질 면역원 조성물 및 이의 제작 방법’에 대한 특허도 출원한 바 있다. 이 실장은 세계 두번째이자 국내 최초의 대상포진 백신인 ‘스카이조스터’의 개발자이기도 하다.

이 실장은 “감염병이 매해 유행하는 일이 벌어지면 해당 백신을 계속 팔 수 있지만 코로나19도 가을에 없어지면 회사 입장에서는 개발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백신은 공공성이 있기 때문에 국가나 기관에서 지속적인 투자에 나서 백신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