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긴 불황에 '승자독식구조' 펼쳐질 것"

by김인경 기자
2013.08.13 11:48:27

2008년 조선소 612개→현재 482개..중소형 조선사 회생 희박
구조조정 완료 후 과잉공급 해소되며 활기 찾을 것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지난 2008년부터 이어진 조선 시장의 불황에 ‘강한 자만이 살아 남는’ 승자독식 구조가 펼쳐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술과 자금력이 없는 조선소가 더이상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강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3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선산업에 불어온 구조조정 바람으로 인해 조선업이 승자 독식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 해운조선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조선소는 612개에 달했다. 그러나 현재 남아있는 글로벌 조선소는 482개. 21%가 문을 닫은 셈이다.

수주 잔고를 감안하면 더 암담하다. 이 482개 조선소 중 지난 1분기까지 수주잔고를 보유한 조선사는 396개에 불과하다. 86개의 조선소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파산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또 이들이 수주를 따내기 위해 입찰 경쟁에 참여하게 될 경우, 선가 인하를 과도하게 낮출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중소형 조선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STX조선해양(067250)은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고 대한조선은 이미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위탁경영을 받고 있다. 그래도 이들은 부활 가능성은 있다.



현재 삼호조선은 청산 절차를 밟고 있으며 21C조선 역시 지난 6월 파산선고를 받아들인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대형 조선소보다 기술 경쟁력이 열위에 있는 중소형 조선사들은 회생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중국 최대 민간 조선소 롱셩중공업은 유동성 위기로 지난달 8000여명의 인원 감축에 나서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일본 역시 조선소끼리 서로 합병하거나 공동기술개발에 나서는 등 각자도생을 모색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올해 발주된 선박 중 수주에 성공한 조선소는 114곳으로 전체 조선소의 상위 23%에 집중돼 있다”며 “승자독식시장으로 구조가 변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또 현재 진행중인 구조조정이 완료될 경우, 과잉 공급이 개선되며 조선업 전체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2016년 글로벌 상선 공급이 3970만CGT(수정환산톤수)까지 축소되며 발주량 3810만CGT와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