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조 괜히 뺐어"..IT 갈아탄 운용사 ''울상''

by양효석 기자
2011.10.14 15:12:57

정화조 담으면 IT 오르고, IT 담으면 정화조 오르고
변동성 커 주도주 찾기 어려워 스트레스
안정국면 접어들면 포트폴리오 수익률 판갈음 날 듯

[이데일리 양효석 최한나 기자] 요즘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의 스트레스가 극심하다. 변동성 장세에서 주도주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나름 시장변화에 빨리 대응한다고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 펀드매니저들은 일 단위·주 단위 수익률 평가표를 받아보는 순간 기절할 지경에 이른다.  

실제로 일부 운용사들은 `정화조`(정유·화학·조선)업종에 투자했다가 지난 9월 IT주로 갈아탔다. 유가 하락과 원화 약세가 지속되자 내린 결단이다.

지난달 30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11월물 가격은 배럴당 79.20달러에 장을 마쳤다. 80달러대까지 무너지면서 1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것. 달러-원 환율도 8월초 1050원대에서 9월26일 1195원까지 변했다. 현대중공업(009540)·LG화학(051910) 등 관련주 주가는 내리막길을 달렸다.



상황이 이렇자 운용사들이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줬다. 정화조에서 IT주로 갈아탄 것. 삼성전자(005930)를 주도로 LG전자(066570)·하이닉스(000660)·LG디스플레이(034220) 등 IT주를 쓸어 담았다.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 발표로 상승 분위기를 타는 듯 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이내 IT주 상승폭은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다. 10월들어 다시 유가 상승랠리가 이어지고, 원화 강세로 돌아서자 정화조 주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와관련,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포트폴리오 설정 기간이 짧지 않지만, 매일 상대적인 수익률표를 받아보면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A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요즘같은 시기엔 변동성이 워낙 커서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짜도 시장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서 "정화조든 IT주든 어떤 포트폴리오 라도 당장 오르길 바라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주도주를 찾기 힘든 시기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유럽악재가 좀더 안정되면 시장주도주가 나타날 것이니, 그때 평가받지 않겠느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