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시황)은행파업에 무관심했던 시장

by손동영 기자
2000.07.11 19:40:55

은행파업에 대한 11일 금융시장의 반응은 무관심에 가까웠다. 주가가 금리, 환율과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게 일반적인 모습이지만 이날 시장에서는 이들 지표가 모두 하락하는 이례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은행파업에도 불구, 금리와 환율은 자체의 수급요인을 따라 움직였고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주가는 선물시장의 막판 매도공세를 이겨내지 못한 채 주저앚았다. 은행파업이 이미 시장에 반영된 소재인데다 그 영향도 크지않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주식시장 거래소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전고점 돌파 시도 실패후 하락반전이 종합주가지수 급락을 불러왔다. 개장초부터 관심을 모은 것은 삼성전자의 전고점 돌파와 금융주의 향방. 삼성전자의 전고점 돌파는 최근 계속된 지수상승에 대한 부담을 털고 재도약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인식됐다. 삼성전자는 투신권의 매도공세로 전일대비 1.97% 하락한 37만2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전고점 돌파에 실패하자 선물시장에서는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매도에 나섰고 선물하락과 함께 종합주가지수도 급락세로 돌아섰다. 은행주는 개장초부터 상승세를 보였고 증권주와 종금주도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거래량이 사상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에너지 소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선물매도에 따른 경계매물이 대거 출회되며 대부분 하락반전됐다. 금융주의 움직임은 은행파업과 큰 관련이 없이 움직였다. 이날 외국인은 1749억원을 순매수 했고 기관은 투신 1385억원 순매도를 포함 1812억원을 순매도 했다. 개인은 605억원을 순매도했다. 거래량은 8억4997만4000주로 사상최대 거래량을 경신했고 거래대금은 5조5149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상승종목은 상한가 22개 포함 245개이며 하락종목은 하한가 6개를 포함 640개다. 프로그램매도는 1399억원이며 매수는 640억원이다. 업종별로는 음료, 1차금속, 철강, 건설, 수상운수, 종금이 상승했다.대형주는 포항제철과 한국통신만 상승했으며 대부분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는 140포인트대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나 오후들어 선물시장의 급락영향으로 투자심리가 냉각되며 팔자물량이 쏟아져 전날보다 6.13포인트 하락한 135.95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130포인트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5월30일(130.58P)이후 40여일 만이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상한가 34개를 포함해 100개에 그쳤고 하락종목은 하한가 44개 등 413개나 됐다. 금융업종(+3.02%)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인터넷관련업종이 포진한 기타업종(-7%)의 하락폭이 컸다. 국내기관들이 54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낙폭을 확대시켰다. 외국인은 51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도 800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기관의 경우 투신 324억원 순매도 종/신금 134억원 순매도 등이었다. 종목별로는 LG홈쇼핑, CJ39쇼핑 등이 외국인의 매도세로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진 반면 아시아나항공과 평화은행은 상한가를 기록하며 거래량이 각각 963만주와 889만주로 1,2위를 나타냈다. 경남리스 조흥리스 외한리스 교보증권 등 금융주도 상한가를 쳤다. 나스닥의 하락영향으로 첨단기술관련종목은 일제히 하락했다. 정보통신 단말기 생명공학 환경 네트워크장비 보안솔루션 소프트웨어 컴퓨터 반도체장비업종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특히 네트워크장비업체 중 시스컴 삼우통신공업 코리아링크 자네트시스템 웰링크 등은 하한가까지 폭락했다. 이날 신규로 시장에 진입한 창민테크 엔씨소프트 쎄라텍 전신전자 델타정보통신 한원마이크로 등은 상한가로 코스닥 무대에 데뷔했다. 총 거래량은 2억2523만5000주, 거래대금은 2조3835억1200만원이었다. 3시장은 일부 종목의 낙폭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강보합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매수세가 실종된 무기력 장세를 연출했다. 거래량 1만주를 넘어서는 종목은 아리수인터넷 등 6종목에 불과한 반면 100주 미만은 22개 종목에 달했다. 이날 3시장의 가중주가평균은 3741.29원으로 전일보다 26.84원(0.72%) 올랐다. 그러나 거래는 매우 부진했다. 거래량은 전일대비 2만주 줄어든 35만주, 거래대금은 2000만원 감소한 4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가중주가평균이 오른 종목은 스피드코리아, 엔에스시스템, 네트라인플러스 등 29개였다. 반면 내린 종목은 동부에스티, 케이코몰, 베스트인터넷 등 49개로 상승 종목을 크게 앞질렀다. 애드넷은 5일 연속 상승세를 탔으며 두솔코리아, 바이스톡은 5일 연속 하락했다. ◇채권시장 채권시장에서는 은행파업 영향으로 거래가 줄어들면서 금리가 약보합세로 출발했으나 단기물과 우량 회사채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대부분의 지표금리는 전날 수준으로 마감됐다. 이날 회사채 금리는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전날보다 12bp나 떨어진 9.03%를 기록,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이날 회사채 수익률은 실거래 수익률을 나타내기 보다는 그동안 시가평가 테이블보다 20-30bp 낮게 거래되던 것이 한꺼번에 최종호가수익률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됐다. 3년물 국고채 2000-10호는 장내시장에서 7.94%로 거래를 시작해 7.91%까지 떨어졌다. 장외시장에서도 3년물 국고채 2000-8호가 8.07%에서 7.97%까지 떨어져 장중 변동폭이 10bp에 달했다. 통안채는 8%선에서 매매가 이뤄졌는데 이날도 일부 투신권에서 단기물을 선호하는 현상과 맞물려 거래가 비교적 활발했다. 한국은행이 실시한 3개월 이하 통안채 창판에서는 3개월물 8000억원을 포함, 8260억원이나 매출돼 단기물 수요를 확인해 줬다. 3년만기 국고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전날보다 1bp 떨어진 7.93%, 2년만기 통안채는 1bp 오른 7.98%, 5년물 국고채는 3bp 오른 8.24%로 마감됐다. ◇외환시장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날과 같은 1118원에 거래를 시작, 개장초 잠깐 1118.30원을 기록한 뒤로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며 오전한때 1115.50원까지 떨어졌다. 은행파업이 현실화하면서 파업참여은행의 외환거래가 중단되는등 일부 어려움이 있었으나 전반적인 거래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외국인 주식매수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된 반면 기업들의 결제수요는 많지않아 환율은 1116원을 중심으로 보합권을 형성했고 1116원에 오후거래를 재개한 뒤 은행파업협상타결소식이 전해진 3시이후에도 1115.50~1116.40원의 범위를 오르내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은행파업협상 타결이 무위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외환시장에는 달러매수세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달러매도초과(숏) 상태였던 은행권이 달러되사기에 나서자 환율이 1116.80원까지 하락폭을 좁힌 뒤 1116.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