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금리 인하 기대…역대급 취재 열기[금통위 스케치]

by하상렬 기자
2024.07.11 09:34:40

11일 한국은행 금통위 본회의 개최
기준금리 동결할 듯…이창용 '입' 주목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조금 있다가 내려가서 뵙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
1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서울 중구 한은 16층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에서 취재진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58분께 검은색 정장에 흰색 셔츠, 은색 넥타이를 매고 회의실에 도착한 이 총재는 위원장 자리에 착석해 취재진 요청에 따라 의사봉을 여섯 차례 두드린 뒤, 별 언급 없이 취재진에게 퇴실 요청을 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이번 회의 취재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평소 회의장은 취재진을 비롯해 50여명 정도의 사람들로 찼다면, 이날 회의장은 70여명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 다만 뜨거웠던 취재 열기에 반해 이 총재는 차분했다. 평소 금통위원들이나 취재진에게 농담을 잘 던지던 그였지만, 이날은 특별한 언급을 삼갔다. 이 때문인지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회의실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이 총재가 회의실에 들어오기 전까진 회의장 내 긴장감은 덜했다. 금통위원들과 집행간부들이 각각 동료와 인사를 나누고 잡담을 주고받는 등 비교적 편안한 분위기였다. 앞서 오전 8시 55분께 유상대 부총재, 황건일·장용성 위원이 줄줄이 입장했다. 곧이어 최고참인 신성환 위원이 회의실에 도착했고, 1분 뒤 이수형·김종화 위원이 입장하며 금통위원들의 착석이 완료됐다. 두 번째 금리 결정을 맞이한 이 위원과 김 위원의 표정엔 지난 회의 때 보였던 긴장감은 없고 여유가 있었다.



이날 금통위 핵심은 오전 11시 10분께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설명회다. 기준금리가 현 수준(연 3.5%)에서 동결될 가능성이 우세한 가운데, 이 총재와 금통위원들이 현재 경제 여건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고 앞으로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날 금리 인하 소수의견이 나올 가능성을 크게 본다. 이번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뒤 8월이나 10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비 2.4%로 떨어지고 앞으로도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 물가 여건이 완화적인 정책 기조로 돌아설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 결정 결과를 이날 오전 10시 전후로 발표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