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제명` 개딸 청원 5만 넘었다…"尹이 바라는 일" 우려
by박기주 기자
2023.03.03 12:07:38
`李 체포안 표결` 후폭풍 점입가경
원외지역위원장들 "무기명 투표 뒤에 숨은 의원들 책임져야"
이상민 "집단적 린치·괴롭힘, 도 넘는 것"
박지원 "尹·국힘이 바라는 일을 당원들이 하는 것"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당 내홍이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 제명 여론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 이른바 개딸들을 중심으로 한 청원에 5만명 이상이 동의하면서 당 지도부가 이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비명계를 중심으로 오히려 당 분열을 부추기는 행위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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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민주당 청원게시판인 ‘국민응답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올라온 ‘이번엔 이낙연 전 대표를 민주당에서 영구제명해 해야 한다’는 청원에 이날 오전 11시 40분 현재 5만7000여명의 당원이 동의했다. 동의 인원이 5만명을 넘으면 이와 관련해 지도부가 답해야 한다.
연일 격화하고 있다. 특히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계’(비이재명계) 색출 작업에 나선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 이른바 개딸들은 이낙연 전 대표를 ‘반란의 씨앗’이라고 규정하며 영구 제명 서명까지 나섰다.
청원자는 “지난 대선 때 대장동 건을 터뜨려서 지금 이 대표가 고통을 받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낙연 전 대표”라며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의 이탈표의 진원지를 이 전 대표라고 지목했다. 그는 “체포동의안(표결)에서, 그것도 민주당 내에서 반란표가 나오게 만든 것도 이 전 대표가 꾸몄다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라며 “민주당을 검사독재정권에 갖다 바친 것 또한 이 전 대표고, 민주당에서 반드시 강제출당 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 협의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당 의원들이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당의 총의와 달리 투표를 했다.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무기명 투표라는 가면 뒤에 숨었는데, 이는 정당 민주주의가 아니다. 독립 헌법기관으로서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체포동의안 이탈표로 추정되는 비명계(비이재명계) 의원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크다. 대표적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자기가 좋아하는 정치인에게 도움을 안 주는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 또 뭐 분노를 갖는 건 충분히 이해를 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이 도가 지나치면 그것은 오히려 폐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주고 집단적인 린치, 집단적인 괴롭힘을 주게 되면 결국 그거는 도를 넘어서는 것이다. 의견 차이를 좁혀가는 것도 당원으로서의 덕목인데, 다른 사람을 가해하고 폭력하는 건 오남용이고 나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의 영구 제명론의 경우 납득이 안 된다. 그분은 지금 미국에 있고 이번 사태에 직접적으로 관련됐다고 볼 그런 것도 없는데 이렇게 하는 것이 적절한”라며 “같은 당의 당원들이라고 한다면 자기가 좋아하는 어느 정치인이 있다고 할지라도 그에 대한 입장 차가 다른 그룹이나 사람들에 대해서도 똑같이 존중하고 최소한 인정하는 그런 자세는 필요하다”고 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나도 ‘개딸’들이 엄청나게 비난한다. ‘당신도 수박이냐?’ (고 한다) 나 수박 잘 먹는다.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수박이다. 도대체 왜 이런 논쟁이 나오느냐”며 “진짜 ‘개딸’들이 민주당을 사랑하고 이재명 대표를 위하는 길은 그런 것을 하지 말고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이, 진보 세력이 얼마나 많은 위정자들로부터 빨갱이 취급받았나. 까딱하면 ‘빨갱이’ 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도 용공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지금 현재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이나 이낙연 전 대표를 출당시키자 하는 서명운동에 5만 명? 이런 것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이 바라는 일을 우리 민주당원들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