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소통 아쉬워..구조개혁 역할 고민"

by조진영 기자
2014.12.31 12:00:00

2015년 신년사
"경제 예측 부정확해 신뢰 못얻어"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구조개혁"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62)가 올 한해 시장과의 소통에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내년 한국 경제의 화두로는 구조개혁을 제시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 총재는 31일 공개한 신년사에서 “경제상황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 뒷받침돼야 일관성 있는 정책 신호를 보낼 수 있고 경제주체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그 성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자평했다.

그는 지난 3월 인사청문회에서 “(김중수 총재 시절)중앙은행이 시장과 소통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발언한 바 있다.

통화정책이 효과로 이어지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고 금융중개지원대출 한도를 늘리는 등 통화정책 완화기조를 한층 더 강화했음에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될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미흡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범위를 하회한데 대해서는 “공급요인이 물가하락을 이끄는 상황에서는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우리의 판단을 경제주체들에게 제대로 이해시키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경제예측모형과 전망작업 절차를 개선하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 통화신용정책 보고서가 시장과 소통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꾸준히 보완해나가겠다”며 소통 강화 의지를 다졌다.

2015년 한국 경제의 화두로는 구조개혁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저출산·고령화, 노동시장의 경직성, 부문간 불균형, 과도한 규제 등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고 일부 주력산업의 경쟁력도 저하될 우려가 있다”며 “구조적 요인이 성장동력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업, 금융기관, 가계 등경제주체들이 구조개혁에 동참하고 그에 수반되는 고통을 견뎌내야만 성장의 과실을 오래 향유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중앙은행 역할 재정립에 대한 요구가 계속되고 있어 구조개혁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 어떤 정책수단을 활용할 수 있을지 진지한 연구 검토가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2015년에는 금융안정에 조금 더 신경쓰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최근 가계부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취한 정책의 효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위험축적의 신호”라면서 “정부 및 감독당국과 협력해 이를 완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금융환경의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급결제제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핀테크(FinTech)에 대한 감시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