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F 2011]라지브 비스워스 "韓, 20년후 전략산업 준비해야"

by유환구 기자
2011.06.07 13:00:00

[Speaker Interview]"한국, 신흥국 성장 수혜..경쟁과열 우려도"
"중국과 인도, 인도네시아 등 `뉴 실크로드` 국가 투자 유망"

[이데일리 유환구 기자] "지금 한국은 20년~30년 후 세계적인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산업을 준비할 때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경제 전문가인 라지브 비스워스(Rajiv Biswas·) IHS글로벌 인사이트 수석 총괄 겸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일 이데일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성장에 따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은 이미 전세계를 무대로 뛰고 있으며 자동차와 전자기기, 엔지니어링 등 주요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춰 앞으로 수년 간 중국과 인도 등의 경제성장에 따른 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조금 더 먼 미래를 내다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전략산업을 준비하는 것이 한국의 주요 과제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성장 모델은 경쟁 과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독일과 싱가포르, 스위스 등 다른 고소득 국가의 경험을 참조해 새로운 산업육성에 관심을 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라지브 비스워스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권력의 축이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은 위기 이전보다 더 심각해진 국가부채와 디레버리징으로 인해 잠재 경제성장률은 하락하고 중기적으로 재정적자 축소를 위해 고심할 것"이라며 "반면 중국과 인도는 향후 수십 년간 빠른 경제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호주와 인도네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부터 한국, 태국 등 가공 수출국, 국제 금융과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홍콩, 싱가포르까지 온기를 전해줄 것으로 봤다.

그는 "중국과 인도 모두 장기간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겪고 있으며 경제 개혁과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창업도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중산층의 규모 와 가계 수입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양국의 내수 또한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에 기초해 이십 년 후 가장 빠르게 성장할 국가로는 석유가 풍부한 중동을 비롯해 중앙 아시아 지역에서 남아시아, 아세안, 북동아시아 지역에 이르는 이른바 `뉴 실크로드` 국가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현재 투자가 유망한 지역은 원자재와 제조업, 서비스 분야에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과 인도"라며 "이와 함께 주목할만한 지역은 인도네시아와 아세안 국가 등 뉴 실크로드 국가들"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중국 정부의 긴축 통화정책이 완화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중국 정부는 상당한 수준의 긴축 정책을 이미 실시하고 있으며, 이 정책은 점차 신용팽창을 수축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며 "중국은 올해 9.3%, 내년 8.5%의 완만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점차 인플레이션을 해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의 정치 소요사태로 급상승한 국제 유가에 대해서는 경제 회복세를 완전히 탈선시킬 정도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가 상승이 전세계 경제 성장 어느 정도 찬물을 끼얹었고 아시아와 미국, 유럽의 소비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올해 말까지 배럴당 100~110달러 선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지난 2009년 이래로 OPEC의 생산여력이 급감하고 있고, 중동발 정치 소요사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신흥 경제국의 석유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올해와 내년 유가가 상승할 수 있다는 위험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높은 식료품 가격과 유가로 인해 아시아 신흥 경제국이 인플레이션으로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돼 대부분 신흥국은 추가적인 통화 긴축에 들어갈 것"이라며 "하지만 강한 경제 성장세와 이자율의 상승은 자급 유입을 원할하게 할 것이며, 이 결과 신흥 경제국 통화가 미 달러 대비 추가 평가절상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라지브 비스워스는 오는 6월14∼15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이데일리 주최 `세계전략포럼 2011` 제 3세션에 존 워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회장과 함께 발제자로 참여, `신흥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고수익을 보장하는가` 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 불확실성의 시대를 관통하는 필승해법, `세계전략포럼(www.wsf.or.kr)`에서 찾으세요. 6월14~15일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리는 이번 세계전략포럼에는 미국 재무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을 비롯해 세계 3대 미래전략가인 리차드 왓슨, 경영의 현자로 불리는 램 차란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략가들이 참석해 독창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