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이숙현 기자
2010.02.19 14:30:06
기재위·윤증현 조특법개정안 `신경전`
[이데일리 이숙현 기자]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19일 참석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다.
윤 장관은 중소기업과 장기미취업자에 대한 세제지원 내용을 담은 조세특별제한법 개정안이 상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의원들을 향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이날 재정부 관련 안건상정 및 토론이 종료되기 직전 서병수 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요청, "곧 대학졸업을 눈앞에 두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가고용전략회의와 당정협의까지 거쳐 마련한 조특법(이종구 의원 대표발의)이 왜 상정조차 안 됐느냐"고 따졌다.
그는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이 고용이고,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고용회복 프로젝트에서 차지하는 내용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이것(법안)"이라며 "더구나 중기업에서 문의가 쇄도하고 있고 2월 중에 국회에서 처리돼서 고용창출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월 국회에서 이 내용을 담은 조특법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며 강조했다.
그는 "왜 이 안건이 상정이 안됐느냐. 이게 말이 되느냐"며 이어 "전문위원이 왜 빠졌는지 답변 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서병수 위원장은 "국회법 59조에 따르면 법안이 상임위에 회부된 후 15일이 안된 시점에서는 상정하지 못하도록 돼있다"며 "특히 우리 재정위는 이런 규정을 가급적 지키자고 천명해왔다"고 설명했다.
서 위원장은 특히 "현재 조특법에 대해 의원들간 이론의 여지가 있고, 또 강운태 의원이 지난해 말 제출한 (비슷한 내용을 담은) 조특법을 정부가 강력히 반대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긴급하고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상임위원회의 의결로 (15일 숙려기간이 안돼도 법안을)상정할 수 있지만 이것도 여야 합의가 아직 안 된 상태라서 오늘은 상정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하지만 앞으로 (2월 국회 중) 얼마든지 이런 문제는 여야간 논의를 거쳐서 전체회의를 열어 상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윤 장관은 물러서지 않았다. 서 위원장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소위나 특위에서 심도있게 논의하면 되지 않느냐"며 "왜 리스트에서조차 빠져있느냐, 정부로서는 참으로 유감"이라며 반발했다.
이와 관련, 재정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비슷한 법안을 두고 작년에 실효성이 없다고 강력히 반대하더니 지금 와서 이렇게 반발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일종의 면피성이 아닌가"며 반문했다.
앞서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 등이 지난 10일 상임위에 제출한 조특법 개정안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2011년 6월 30일까지 해당 과세연도에 직전 과세연도보다 상시근로자 수를 증가시킨 경우 증가고용인원 1인당 300만원을 해당 과세연도의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하도록 돼 있다.
또 "장기미취업자가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경우 취업일부터 3년간 지급받은 근로소득 중 월 100만원까지 비과세"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